외환위기의 터널을 지나온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경제 성장률은 저조하고,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서민들이 희망을 잃어가는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007년 현재 우리 주변의 서민들은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 엄성섭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반찬가게를 하고 있는 박지영 씨.
10년 넘게 같은 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어려운 때는 없었다며 하소연을 합니다.
인터뷰 : 박지영(반찬가게 운영)
- "하루 매출은 말할 것도 없다. 매상이 뚝 떨어져서 20만원 팔기도 어렵다.
(월세 같은 것은 어떻게 하나? 적자인가?)
적자다. 완전히 적자다 요즘에는..."
충무로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옥진씨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재료비는 오르는데 밥 값은 올릴 수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 김옥진(식당 운영)
- "물가가 많이 비싸다. 전에보다. 하다못해 가재미의 경우 지난번에는 만원이면 열 몇 마리를 줬는데 오늘은 네마리에 오천원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장사하는 사람들 너무 힘들다. 식당 운영하고 있는데..."
서민들의 고통은 통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지난해 가구당 빚은 3천640만원으로 1년새 340만원이 증가했습니다.
계층 간 소득 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해마다 상승하는 등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민들에게 가장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바로 집 값입니다.
서울역 앞에 정차한 채 30분 이상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송성열 씨도 집 값만 생각하면 속에서 불이 날 정도입니다.
새벽 4시부터 오후 4시까지 12시간이나 일하지만 사납금을 채우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백만원 남짓.
부인이 식당에서 일을 하고, 대학교를 다니는 첫째는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보지만 저축하는 돈은 한 달에 30만원이 조금 넘습니다.
내 집 마련을 위해 25년을 노력했지만 아직 전세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 송성열(택시기사)
- "어렵다. 집 값이 자꾸 올라가니까. 그래서 임대주택이라고 하려고 신청해 놨는데 모르겠다."
이렇게 삶이 점점 팍팍해 지면서 서민들은 점점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인터뷰 : 김광식(액세서리 가게 운영)
- "경기 자체가 너무 어려워 진 것은 사실이다. 불안하다. 그런게 너무 많다. 경기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엄성섭 기자
- "개미처럼 일하고 노력했던 서민들이야 말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주역입니다. 하지만 그런 서민들이 점점 꿈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mbn뉴스 엄성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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