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23일 수시평가를 통해 동부CNI, 동부메탈, 동부건설 등 동부그룹 3개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떨어뜨렸다.
이번 등급 하향 조정으로 동부 주요 계열사 3곳의 신용등급은 투자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등급인 BBB-에 위치하게 됐다. 동부CNI 동부메탈 동부건설에는 여전히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어 조만간 투기등급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신평은 "동부제철 인천공장 패키지에 대해 포스코가 인수를 재검토하기로 함에 따라 그룹 구조조정 성사 여부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지면 기관ㆍ개인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하기 어려워 회사채 차환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지난해 동양그룹 법정관리 사태 이후 채권시장에서는 비우량채권 특히 투기등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위축된 상태다.
지난 20일 한국기업평가는 동부CNI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으로 한 단계 떨어뜨렸다. NICE신용평가도 동부제철(BBB-)과 동부메탈(BBB)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두 신용평가사 모두 동부 계열사들의 실적과 동부하이텍 지분 매각 등 자구계획을 모니터링한 후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면 추가적인 등급하향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동부그룹이 구조조정에 미온적이라고 판단하고 동부제철에 대해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체결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아들 김남호 부장이 주식담보대출을 받을 여력이 있는데도 미루고 있다"며 "구조조정 원칙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동부제철에 대해 워크아웃보다는 자율협약을 체결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자율협약이란 채권금융기관과 기업이 유동성 지원과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포괄적 협약을 맺고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방법이다. 채권단이 기업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는 단계로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 STXㆍ대한전선 등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구조조정에 들어간 바 있다.
실질적인 지주회사이며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동부CNI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됨에 따라 동부그룹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 회사는 그룹 내 주요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는데, 보유지분 및 부동산을 담보로 지분 매입과정에서 늘어난 차입금을 충당해왔다. 각 계열사 자구계획이 어려움을 겪으며 동부CNI 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동부제철은 당장 다음달 7일 만기가 도래하는 7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회사채 신속인수제 차환발행심사위원회(차심위)는 두 차례 일정이 연기되는 등 상환 계획이 불투명하다.
동부제철은 동부CN
[박용범 기자 /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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