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힘이 되는 보험 상식] 트럭 적재물 떨어져 생긴 사고, 과실은 어느 쪽?

#김상겸(가명·43) 씨는 고속도로에서 트럭 뒤를 운행 중이었다. 짐을 높게 쌓아 올린 트럭의 뒤를 쫓아가는 것이 아무래도 불안해 차선을 바꾸려던 찰나, 트럭 위에 불안하게 실려 있던 짐이 떨어지며 김씨의 차를 파손하고 말았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김씨 차의 상태가 말이 아니다. 보조석 쪽 앞 유리는 물론이고 백미러까지 파손됐다. 김씨는 너무 놀라고 화가 났는데, 트럭 운전사가 오히려 더 큰 소리다.
고속도로에서 트럭이 떨어뜨린 적재물로 인해 뒤차가 입은 피해는 당연히 원인이 되는 행위를 한 트럭의 과실로 정리된다.
다만, 이런 사고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원인 행위자에 대한 정보 확보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많은 차량이 빠르게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대부분의 트럭 운전수는 자신의 트럭에서 물건이 떨어졌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인식을 했는데 달아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블랙박스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블랙박스가 없거나 앞차의 번호판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고속도로의 CCTV 등을 수배해서 번호를 찾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겠다.
트럭에서 물건이 떨어진 경우, 대부분의 운전자는 핸들을 돌려 차선을 바꾸거나 급정거를 하게 된다. 이 경우 뒤 따라 오던 차량과 추가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김씨가 급정거를 했고 김씨 차를 뒤 따라오던 차가 김씨 차와 추돌을 했다면 이에 대한 과실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결론은 김씨의 차를 뒤 따르던 차량이다. 김씨의 차량이 급정거한 이유가 트럭의 적재물 낙하 때문이긴 하지만, 뒤 따르던 차량과의 충돌은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뒤차의 과실이 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올해 발간한 금융분쟁조정사례집에도 이와 유사한 경우를 다루고 있다.
'트럭 바로 뒤의 승용차가 정지한 점을 감안할 때 추돌 차량도 안전거리만 확보했다면 충분히 사고를 피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 사진출처 = 삼성화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