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20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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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인수에 나섰던 중국의 푸싱(復星·Fosun)그룹이 최근 KDB생명 인수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유력한 경쟁 후보였던 푸싱그룹이 빠지면서 DGB금융지주의 인수 가능성이 높아져 시장에서는 사실상 이번 KDB생명 매각의 공이 DGB금융지주로 넘어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인수전에 참여해 실사를 진행했던 중국의 푸싱그룹이 최근 인수 계획을 완전히 철회했다. 당초 푸싱그룹은 본사 관계자가 직접 한국을 방문하는 등 진지하게 인수를 검토했으나 산업은행이 원하는 매각 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푸싱그룹이 산업은행과 매각주간단에 불참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매각측이 유력한 인수 후보가 빠진 것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싱그룹은‘중국의 워런 버핏’으로 유명한 궈광창(郭廣昌) 회장이 이끄는 중국의 대표적 민간기업이다. 글로벌 인수합병(M&A)을 통해 제약과 철강, 소매업, 금융분야에 다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보험사 M&A에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푸싱그룹은 LIG손보나 KDB생명을 인수해 한국 보험시장에 진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푸싱그룹이 KDB생명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이제 남아있는 후보들 가운데 이렇다할 곳은 DGB금융지주 정도 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나머지 후보 1곳은 전략적 투자자(SI)가 아닌 재무적 투자자(FI)로 알려져 있어 DGB금융지주에 비해 자금 동원력이나 경영 능력면에서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이번 매각의 공이 DGB금융지주쪽으로 넘어갔다고 본다"며 "DGB가 어느정도의 베팅을 해주느냐에 매각 성사 여부가 달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이 유찰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LOI 접수 때부터 흥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다 유력 후보마저 빠져나간 탓에 가격 경쟁 유발이 어려워 산업은행이 원하는 수준의 매각가격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DGB금융이 보수적인 베팅을 할 경우 투자자(LP)들에게 일정 수준의 수익률을 보장해 줘야 하는 산업은행이 입찰을 유찰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후 산업은행이 타이밍을 봐서 하반기께 재매각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산업은행은 이달 중 본입찰을 실시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효혜 기자 /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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