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23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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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왕이라면 플랫폼은 여왕이다.(If content is king, platform is queen)"
"콘텐츠가 왕이라면 유통은 킹콩이다.(If content is king, distribution is King Kong)"
미디어 관련 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요즘 유행하는 '격언'이다. 이러한 격언들의 유래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정보기술(IT) 분야 최고 천재 중 하나인 빌 게이츠가 나온다. 빌 게이츠는 지난 1996년 콘텐츠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콘텐츠는 왕이다(Content is king)"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2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지금, 콘텐츠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콘텐츠 보다는 유통과 플랫폼을 잡기위한 치열한 경쟁이 IT업계 및 미디어 업계의 트렌드가 된 상황이다. 콘텐츠인 카카오톡 기반 게임 매출의 상승세가 플랫폼인 카카오의 기업가치를 큰폭으로 올려준 것이 대표 사례다. 이러한 업계 트렌드에 맞게 사업전략을 펼쳐나간 덕에 주가가 급등하는등 시장 호평을 받는 기업이 또 있다. 지난해 7월 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피너티에 인수된 로엔엔터테인먼트(로엔)가 그 주인공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로엔은 음원 서비스 플랫폼인 '멜론' 강화를 위해 관련 기업 인수·합병(M&A) 대상을 물색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엔은 대형 플랫폼 멜론을 활용해 음악감상 기기 등 관련 상품 판매 확대는 물론 음악 외 비디오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를 위해 로엔은 M&A 대상을 지속적으로 물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멜론은 점유율 80%로 관련 분야 1위를 달리고 있는 음원 서비스 플랫폼으로 회원수 2000만명, 유료회원 250만명을 거느리고 있다. 이런 강력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 판매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로엔은 콘텐츠 판매를 넘어 멜론 자체를 네이버, 다음, 네이트 같은 포털 커뮤니티로 진화시킬 복안을 갖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사이트 체류시간이 길어질수록 매출단가가 늘어나는 것은 자명하다"고 이러한 로엔의 전략을 설명했다.
로엔은 '연예기획사-음원 유통-음원 서비스 플랫폼'이라는 3단계 밸류체인을 통해 이익을 창출중이다. 이 중 가장 강력한 체인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성장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로엔은 지난해 7월 어피너티 인수 이후 연예기획사, 음원 유통 부문 강화에 우선적으로 나섰다. 연예기획사 측면에서 아이유라는 단 하나의 스타만 보유하고 있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씨스타와 케이윌이 소속돼 있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지분 70% 인수에 나서는 한편 지난해 하반기 로엔트리 레이블과 콜라보따리 레이블을 론칭하며 연예기획 부문 강화에 힘쓴 바 있다.
음원 유통 부문에서도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글로벌 유통을 위한 K팝 콘텐츠 브랜드 '원더케이(1theK)'를 선보이며 시장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며 부문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중인 상황이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로엔은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로엔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53.5% 늘어난 154억7400만원을 기록했다. 주가도 큰 폭 상승해 어피너티 인수 직후인 지난해 7월말 1만4200원에서 지난 19일 종가 기준 3만450원으로 일년도 채 안된 사이 114%나 급등했다. 이에따라 어피너티가 2659억원에 사들였던 로엔 지분 52%의 가치가 지난 19일 기준 평가액만 4005억원으로 크게 뛰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할 경우 65% 가량 되는 높은 평가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그간 로엔은 멜론의 시장독점적 지위 탓에 '규제 역풍'을 맞을 리스크를 감안해 플랫폼 사업 확대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향후 거대 플랫폼인 '여왕' 멜론을 활용해 규제리스크가 있는 음원 서비스를 뛰어넘어 다른 관련 분야 콘텐츠 판매를 늘림으로써 규제위험을 회피하고 수익성을 한층 강화하는 로엔의 시도가 성공할 경우 로엔 기업가치는 또다른 밸류업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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