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서울 종로구 서린동 청계천에 바로 붙어 있는 서린빌딩. 한국화장품이 지난 3월 하나자산신탁과 1520억원에 매각계약을 체결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인수자가 투자금을 모집하지 못해 약속한 기한 내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다들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업용 빌딩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다. 수백억~수천억 원 규모 대형 오피스 빌딩은 경기침체 여파로 현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대거 사옥 매각에 나서고 있지만 매수자가 없어 매물이 계속 쌓이고 있다. 반면 '슈퍼 리치'들이 대거 투자에 나서면서 100억원 안팎 중소형 빌딩은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공실 대란' 때문이다. 임덕순 콜드웰뱅커 케이리얼티 대표는 "수개월씩 임대료를 받지 않는 '렌트프리'가 성행할 정도로 공실이 심각한 데다 한국전력 등 주요 관공서들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우량 임차인 확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수익률도 덩달아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해 투자자들이 매수를 주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증권, 은행, 보험사 등이 지점 축소와 구조조정을 위해 사옥을 내놓는 바람에 매물이 일시적으로 급증한 영향도 있다.
반면 중소형 시장은 물을 만났다. 빌딩 거래 전문업체인 알코리아에셋에 따르면 매매가 300억원 이하 중소형 빌딩은 올해 상반기 강남구에서만 60건이 거래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53개)보다 늘었다. 거래금액도 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3% 증가했다. 이주한 프리엠부동산중개 이사는 "대지면적 660㎡ 이내, 5~6층 규모 건물이 가장 인기가 높다"며 "터무니없이 가격이 높은 물건을 빼고는 속속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당분간 대형 오피스 빌딩은 긴 겨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서울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1
[고재만 기자 / 임영신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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