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25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코스닥 상장 기업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쓸만한 회생기업 찾기에 혈안이다. 오랜 업력과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회사를 비교적 싼 값에 인수해 안정적인 사업다각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기업 빛샘전자는 전날 동양텔레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M&A 거래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가는 200억원 안팎이다.
동양텔레콤은 초고속정보통신망 관련기기 제조업체로 가정용TV안테나로 유명했던 동양안테나의 전신이다.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에 광동축혼합망(HFC) 전송장비를 공급하는 등 위성방송수신기·FTTH기기·케이블 모뎀 등을 주로 생산한다.
코스닥 상장사였던 동양텔레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무상황이 악화됐고 2012년 상장폐지 후 대주주 지분을 국민은행(9.33%)에 넘겼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300억원으로 기록했으나 영업손실 6억원, 당기순손실 114억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 폭은 여전히 미미하지만 동양텔레콤이 보유한 HFC 전송망 시장에서의 기술 노하우를 감안하면 인수 시너지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LED소자 및 디스플레이 사업에 주력하던 빛샘전자는 광산업 분야로의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지난 2007년 (옛)삼진정보통신을 인수해 이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공작기계 생산분야에서 수십년 이상의 업력을 가진 디엠씨도 동종업계 상장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자동차용 소형 부품을 정밀하게 가공 절삭할 수 있는 공작기계 생산 기술에 특화돼 있고 세계 20여개국을 대상으로 수출 경험도 있어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현재 국내 공작기계 업계 3대업체 중 하나인 코스닥 상장사 화천기계가 디엠씨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엠씨의 전신은 1944년 설립된 대구중공업이다. 지난 2004년 부도위기에 처한 회사를 박효찬 대표가 인수, 현재 사명으로 바꿨다. 지난해 엔저 여파에 따른 수출실적 하락과 국내 동종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올해 초부터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디지텍시스템스 역시 코스닥 IT부품업체들의 '관심대상'이다. 국내 최초 삼성SDI 부품 공급업체로 등록될 정도로 디스플레이용 터치스크린 제조 부문 기술력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연매출 2000억원을 넘나들며 2012년 코스닥시장 우량기업으로까지 선정된 이 회사는 내부 직원 횡령 및 분식회계 등으로 무너진 사례다. 현재 회사정상화를 위해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공개경쟁입찰을 진행중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통해 매물로 나온 회생기업들은 추가 자산 매각을 통해서라도 인수자들의 부담을 줄이려 한다"며 "피인수 기업은 어떻게든 매각을 성사시키는데에 주력하기 때문에 인수 기업 입장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경쟁력 있는 회사를 보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300억원대에 시장에 나온 동양텔레콤의 경우 인천 연수구 소재 토지 건물을 매각(약 80억원)해 덩치를 줄였으며 디엠씨도 관계사 보유 지분을 추가로 시장에 내놓은 상태다.
[이용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