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 주석 방한으로 한ㆍ중 FTA 체결과 위안화 허브 구축 논의가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며 "주가 움직임을 좌우하는 중국 변수가 긍정적인 만큼 코스피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코스피는 3일 연속 외국인 순매수와 중국발 모멘텀이 강조되면서 전거래일보다 13.7포인트(0.69%) 오른 2002.21에 장을 마쳤다. 전통적인 중국 내수소비주로 꼽혀온 오리온은 하반기 중국시장 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4.16% 오른 92만7000원을 기록했다. 오리온 주가가 90만원 선을 넘은 것은 지난 3월 12일(90만원)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여기에다 이날 중국 정부가 화장품 소비세(30%) 폐지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에 화장품주가 강세를 보였다. 코리아나(6.11%)를 비롯해 한국콜마(3.89%) 코스맥스(3.59%) 등이 상승했다.
이제 관심은 시진핑 방한에 따른 중국 수혜주가 무엇이 될지에 모아진다. 이는 최근 국내 증시에서 중국 수혜 업종이 시기별로 손바뀜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3월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개혁 정책들이 발표되면서 관련 종목 주가는 들썩였다. 산아제한 완화 정책으로 분유 등 영유아 용품 주가가 올랐고, 지난 3월 전인대에서 도시화와 친환경이 강조되면서 관련 업종이 상승 흐름을 탔다. 도시건설(두산인프라코어) 태양광(OCI 한화케미칼) 2차전지(삼성SDI LG화학) 환경규제(코웨이 KC그린홀딩스) 분야가 대표적이다. 이후 중국 관광객 방한으로 호텔이나 카지노 같은 일명 '놀자주'와 선물 수요로 인한 화장품주가 급등했다. 최근에는 품질 좋은 제품을 찾는 소비 패턴을 반영한 '신(新)소비주'가 뜨면서 리홈쿠첸(전기밥솥) 삼익악기(피아노) 삼영무역(안경) 등이 덩달아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FTA 관련주들이 새로운 수혜주로 등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ㆍ중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경제 이슈는 단연 FTA로 양국 정상은 타결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FTA 발효로 관세가 철폐되면 가격경쟁력이 강화될 수출주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자동차와 부품이다. 중국 정부는 수입 완성차에 대해 22.5% 관세를, 자동차부품에는 10~14%를 물리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중국 현지 생산 차종이 아반떼 등 중소형에 편중돼 있지만 FTA가 발효되면 그랜저 제네시스 쏘렌토 등 중대형 차종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대형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FTA 효과로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중대형차 수출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이나 LG화학 등 석유화학도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은 "2010년 중국ㆍ아세안 FTA 발효 이후 중국시장에서 아세안 국가들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한국의 주요 경쟁 상대로 떠올랐다"며 "한ㆍ중 FTA로 인한 관세 철폐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철강이나 화학 같은 산업재보다는 가전이나 화장품, 음식료 등 소비업종 수혜가 더 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조용준 센터장은 "시 주석 방한과 FTA 체결 논의로 인해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한국 제품이 인기를 끌게 되는데 이는 산업재보다는 소비재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연한 FTA 기대감보
[김병호 기자 /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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