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정상이 합의한 원ㆍ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이 중장기적으로는 원화값 안정에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에 대한 원화값이 치솟으며 1010원대마저 뚫린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 무역흑자분 중 일정 부분만큼 원화값 절상 압력을 줄여 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일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금융ㆍ통화 협력을 공고히 하는 차원에서 한국에 원ㆍ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조성한다는 방안에 합의했다.
지금까지 원화와 위안화를 환전하려면 반드시 달러를 매개로 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달러 환전을 거치지 않고 원화와 위안화를 직접 교환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직거래가 이뤄지면 달러 환전 단계를 줄일 수 있어 환전수수료를 비롯한 거래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전수수료뿐 아니라 원ㆍ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성숙되면 원화값 안정에도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이 수출대금을 위안화로 받고, 그 위안화로 다시 중국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도가 형성되면 원ㆍ달러 환율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우리나라는 대중국 무역흑자가 많은 만큼 이를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결제하게 되면 그만큼 국내에 들어오는 달러 양을 줄여 달러 대비 원화값 절상도 완화시키는 작용을 하게 된다.
양정우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전무는 "하지만 수출업체가 위안화로 대금을 받고 국내 투자자가 이 위안화를 중국에 투자하는 형태로 수요와 공급이 맞는다면 장기적으로는 원ㆍ달러 환율 변동성에 긍정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800억위안(약 13조450억원) 규모 위안화 적격 해외기관투자자(RQFII) 자격이 한국에 부여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RQFII 자격을 부여받으면 국내에 들어온 위안화를 중국 본토에 투자할 수 있어 수요와 공급 간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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