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건축 추가분담금이 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는 개포 주공2단지 전경. [매경DB] |
추가분담금은 통상 조합설립인가 때 개략적인 그림이 그려지고, 사업시행인가 후 조합원 분양 때 구체적으로 드러난 후 최종적으로는 시공사 본계약과 관리처분계획 신청 때 금액이 확정된다.
그런데 조합 설립 때 산정한 추가분담금 액수와 이번에 사업 추진을 위해 산정한 금액에 큰 차이가 나서 아파트 가격이 수천만 원씩 급락하는가 하면 조합과 시공사 갈등으로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재건축단지는 추가분담금이 제대로 산정됐는지 조합원들이 현미경 검증에 나서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조합원 분양에 돌입한 개포주공 2단지는 분담금이 2011년 예상했던 것보다 7000만~1억원 늘고 3단지는 3000만~5000만원 증가했다. 공사비에 물가 상승률이 반영되고 지하주차장 공사비, 기부채납비 등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추가분담금이 커지자 당장 아파트값이 급락했다. 2단지 전용 25㎡형은 지난주 4억8500만원 선을 지키던 급매 가격이 4억3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개포2ㆍ3단지 호가 하락 영향으로 부동산114가 발표하는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4주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인근 재건축 단지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당장 지난달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개포시영 아파트도 이번주부터 종전자산평가, 분담금 산정 등을 다루는 추가분담금 TF팀을 구성해 비용 평가에 들어간다. 8월 초 조합원 분양을 앞두고 7월 말까지 구체적인 추가분담금 산정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승희 개포시영 조합장은 "추가분담금이 당초보다 크게 늘어나 충격이 크더라도 이번에 보수적으로 비용을 산정해 관리처분 때 추가분담금 문제가 또 불거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 잠원동ㆍ반포동 일대에서도 추가분담금 문제가 이슈다. 조합원들은 시공사 입찰제안서를 샅샅이 파헤치는 현미경 검증에 들어갔다. 신반포6차 조합원들은 지난 5일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입찰제안서를 놓고 추가분담금 가능성에 대한 치밀한 검증을 벌였다.
잠원동 S공인 관계자는 "추가분담금 폭탄을 막기 위해 조합원 스스로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며 "네이버 카페에서 이해관계가 없는 다른 단지 조합원들까지 가세해 건설사가 제시한 조건을 샅샅이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옆 반포한양 재건축 조합에서는 사업시행인가 후 조합원 분양을 앞두고 시공사인 GS건설 측 추가분담금 인상안에 대해 조합이 반발하고 있다. 조합은 분담금이 4년 사이에 10배를 넘고 1년 사이에 3배를 넘는 상황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고 7월 10일을 자료 제출 기한, 17일을 협상 기한으로 놓고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1년간 재건축 일정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는 공문을 지난 3일 GS건설 측에 보냈다.
지분제로 가계약된 사업장들이 줄줄이 멈춰서고 평형 변경에 돌입했던 강동구 고덕동 일대에서도 다시 추가분담금 문제가 고개를 들고 있다. 고덕주공6단지는 시공사가 확정지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중층 단지나 사업이 장기화하고 있는 사업장에서만 문제가 되던 추가분담금이 재건축 단지 전반으로 확산돼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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