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경기 방향과 달리 자체 이익 싸이클은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하고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기존 170만원에서 143만원으로 낮췄다. 특히 목표주가는 지난 6월 기록한 연중 최고가인 149만5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정도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여력은 전무하다고 봐도 될 수준이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16%에 달하는 삼성전자에 대해 이처럼 혹평을 내린 이유는 바로 실적 부진 때문이다. 이민희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7조45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정보통신(IT)·모바일 사업의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이 중 삼성전자 고객의 충성도에 주목했다. 고성능 스마트폰 부문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충성도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5가 출시 2개월만에 판매가 급감하고 있으며 과거 S4가 출시 다음분기에도 1600만대 판매를 올린 반면 S5는 3분기 600만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이 연구원은 전망했다. 9월경에 출시될 갤럭시 노트 4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모델의 생산 규모가 한정돼 있으며 아이폰 6의 패블릿 모델 출시로 경쟁이 치열해져 갤럭시 노트 3보다 판매가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스마트폰 시장이 중저가폰 위주로 성장의 축이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화웨이, 샤오미 등 중화권 업체들의 하드웨어 제조기술이 급성장해 삼성전자가 가격 대비 차별화를 두기 어려운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급성장했던 태블릿 시장도 올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태블릿 시장 성장률은 지난해 52%에서 올해 10%에 머물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매출 실적의 역성장을 태블릿 성장으로 보충하려 했으며 연간 7000만~8000만대까지도 판매 전망을 기대했지만 현 추세로 보면 5000만대가 안될 것 같다고 밝혔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전망은 밝지 않았다. 시스템 LSI 부문에서는 애플, 퀄컴의 이탈과 함께 IM 사업부의 실적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로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14나노 핀펫 양산도 양사의 이탈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원은 "당초 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사업 실적 부진으로 감익이 된다 하더라도 글로벌 IT 경기 싸이클이 회복되는 국면에 있기 때문에 주가는 해외 업체들과 동반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러나 IM 사업부와 시스템 LSI의 경쟁력이 상실되고 실적 감소폭이 예상 이상으로 커지면서 주가가 여전히 낮은 기업가치 구간에 갇혀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휴대폰 사업의 성장이 꺾이며 실적 정체구간에 있던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좁은 박스권 횡보를 지속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추세 속에 주가수익배율(PER)이 낮춰졌다"며 "현 상황도 그때와 비슷해 향후 수익성 감소 추세를 고려할 때 결코 현재 주가를 저평가돼 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하는 기업 승계와 맞물린 배당, 주주친화 정책 기대 등에 대해서도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민희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선 등과 맞물린 배당 상승 등에 대한 기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먼저다"라며 "게다가 아직까지 실제로 행해지지도 않은 정책을 갖고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를 품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7조9600억원으로 개선될 예상이지만 IM 사업부의 실적 개선폭이 관건"이라며 "하반기 신모델 출시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 출시를 통해 주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오전 11시 45분 기준 1만2000원(0.92%) 하락한 129만4000원으로 보름여만에 장중 130만원을 내줬다.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서는 매도가 매수보다 소폭 우위를 점하고 있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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