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2년만에 8조원을 밑돌아 어닝 쇼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어닝 쇼크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과 6월 원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8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5% 하락한 7조2000억원, 매출은 9.5% 감소한 52조원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은 증권가 예상치를 큰 폭으로 밑돈 '어닝 쇼크'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영업이익이 8조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낮은 전망치도 잠정 실적발표 전날인 7일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이 내놓은 7조4500억원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밑돈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밑돈 것도 2년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2분기 6조4600억원을 기록한 이래 매 분기 영업이익에서 8조원을 넘겨왔다.
영업이익에 비할 바 아니지만 매출도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분기 매출이 53조를 밑돈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6분기만이다.
이번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 사업이 포함된 정보통신(IT)·모바일(IM) 사업부의 실적이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IM 사업부의 1분기 영업이익은 6조4300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번 분기에는 4조5000억원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무려 2조원 가까이 하락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에서도 스마트폰 사업의 실적 부진이 2분기 실적 악화의 주 이유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설명 자료를 통해 중국, 유럽 시장에서 업체간 경쟁 심화로 중저가 스마트폰의 유통 채널 내 재고가 증가해 제조업체로부터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셀-인 물량이 2분기에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3분기 성수기, 신모델 출시를 대비해 유통 재고를 축소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공격적으로 집행했다는 설명이다. 태블릿에서도 시장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해 판매 감소폭이 예상보다 커졌다고 전했다.
문제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삼성전자의 다른 사업부에도 나비효과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판매가 침체되자 시스템LSI와 디스플레이 사업부도 동반 부진에 빠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시스템LSI는 그간 손익분기점을 맞춰왔던 것에 비해 이번 분기 대량 적자를 봤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6월 원화가 달러를 포함한 주요 외환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IM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더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도 2분기 마지막인 6월까지 원화 가치가 급상승했기 때문에 영향이 컸을 것"이라고 전했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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