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7월 9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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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넥스시장 활성화를 위해 증권사들이 코넥스 상장사에 직접 투자업무에 나설 수 있게 허용했지만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냉소 어린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전문투자자의 투자 수요를 늘려 거래 불씨를 살리겠다는 논리를 내세우지만 정작 업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코넥스 상장사 직접 투자가 허용된다 하더라도 실제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코넥스 상장사가 57개(8일 기준)로 투자 대상이 지극히 제한적인 데다 해당 기업들에 대한 정보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코넥스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코넥스 상장사 직접투자가 아닌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거나 추진하려는 후보 기업들에 투자하는 프리 IPO(상장 전 지분 투자)만으로도 안정적이면서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이다.
한 대형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향후 코넥스나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인 비상장 기업 주식에 투자해 상장 이후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증권사 기업금융(IB) 특성에 더 맞는다"면서 "굳이 코넥스에 상장된 주식을 비싼 가격에 사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IPO 담당 임원도 "수익률을 생각한다면 코넥스 상장사에 투자할 수 없다"면서 "코넥스 상장사의 주가가 왜곡돼 있는 상황에서 타 증권사가 상장시킨 회사에 왜 투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일례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5월 코스닥에 상장시킨 캐스텍코리아 주식에 투자해 200%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한상(韓商) 기업인 엑세스바이오에 투자한 유진투자증권도 지분 매각과 수수료 등을 통해 7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챙겼다.
전략적으로 코넥스에 특화한 IBK투자증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정자문인들이 코넥스에 기업들을 상장시키는 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기대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향후 코넥스 시장이 어떻게 갈 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섣불리 많은 수의 기업들을 상장시킬 수 없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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