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본에 진출한 8개 국내 은행은 지난해 33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에 진출한 4개 일본계 은행은 지난해 3억8870만달러 순이익을 거뒀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에 진출한 11개 국내 은행이 4420만달러 순이익을 낸 데 비해 한국에 진출한 5개 중국계 은행 순이익은 1억4186만달러로 3배를 넘었다. 한국에서 일본ㆍ중국 은행들이 거둔 순이익에서 일본ㆍ중국에서 국내 은행들이 거둔 순이익을 뺀 것은 4억9000만달러로 연간 5000억원에 달했다. 한ㆍ중ㆍ일 금융회사 순이익에 일종의 '역조(逆調)'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계 은행들이 중국과 일본 진출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안방만 내주고 있는 셈이다.
지만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금융회사들이 넘치는 자금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국내 자금을 빨아들여 순이익을 내고 있다"며 "반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들은 한국인 시장만 공략하다가 기회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최근 일부 국내 은행 도쿄지점에서 발생한 부당대출 사건으로 일본 금융청 조사까지 받으면서 평판은 더욱 나빠졌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양국 간 금리 차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평판까지 나빠지면서 최악 상황으로 치
금융 역조 현상은 은행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지난해 중국에 진출한 17개 한국 증권사는 90만달러 적자를 냈다. 일본에 진출한 6개 한국 증권사도 21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에 진출한 2개 일본 증권사는 40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덕주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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