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온 직원들은 영업이 아니라 (한국에서 온 임원들)접대하기에 바쁘다. 현지 수요를 고려한 사업모델에 대한 고민과 전략이 부족하다."
국내 시중은행 중국법인에서 일했던 A씨는 한국 직원들 모습을 이렇게 평가했다. 대부분 현지 금융당국 규제를 탓하지만 정작 내부적으로는 현지인과 기업들 수요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반성했다. 중국 고금리와 일본 제로금리 사이에서 금리 차이만 잘 활용하면 이익을 낼 수 있는 한국계 은행들이 정작 반대로 두 나라 금융회사들에 영업력을 빼앗기고 있다.
일본에서 한국계 은행에 예금을 하면 연 2.5% 수준으로 높은 금리를 준다. 일본 현지 은행보다 훨씬 높은 금리지만 한국에서 중국계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처럼 예금이 늘지는 않고 있다. 윤건인 전 외환은행 도쿄지점 본부장은 "일본에서는 한국보다 금리가 더 높은 호주나 뉴질랜드 외화예금에 돈이 몰리지 한국계 은행으로 예금이 몰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중국에서 한국 대기업에 대한 대출은 HSBC나 SC은행 같은 글로벌 은행과 중국계 은행들이 장악하고 있다. 한국의 저금리를 활용해 중국 내에서 대출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현지법인에서 근무했던 B임원은 "중국에서 일본 대기업들은 90% 이상 일본계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며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한국계 은행들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위안화로 받아야 하는데 한국계 은행들은 위안화 대출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대기업들 설명이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ㆍ중소기업들도 초기 자금은 한국계에서 조달하지만 기반이 잡히면 중
[배미정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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