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행된 한국전력 입점은행 입찰에서는 우리ㆍ외환은행이 각각 1ㆍ2순위로 뽑혔다. 1순위로 결정된 우리은행이 더 넓은 지점 공간을 배정받게 된다. 이번 입찰에는 두 은행 외에도 농협ㆍ광주은행이 참여했다. 한전은 올해 하반기 전남 나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한전은 워낙 거대한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새로 이전하는 나주 사옥에 입점하기 위해 몇 개월 전부터 공을 들였다"며 "입점이 결정됨에 따라 기관영업뿐만 아니라 임직원 예금ㆍ대출 등에서도 기회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서는 올해 하반기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관 중에서 한국농어촌공사(나주), 한국가스공사(대구), 한전KPS(나주), 주택금융공사ㆍ대한주택보증(부산), 한국서부발전(태안) 등을 큰 영업 대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는 현재 농협은행이 입점해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지방 이전에 따라 입찰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은행들이 준비에 나섰다. 한국가스공사도 이전 후 입점은행으로 선정되기 위해 주요 은행들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북 전주로 이전하는 국민연금공단은 원화 금고로 신한은행을, 외화 금고로 우리은행을 선정한 상태다. 입점은행은 추후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한국장학재단 거래은행으로 선정되기 위한 경쟁 등도 치열하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께 경남 진주로 이전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는 4개 정도 은행이 입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을 비롯한 주요 은행과 함께 경남은행 등도 입점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지방 이전 공공기관을 상대로 한 입점ㆍ주거래은행 경쟁에는 우리ㆍ신한ㆍ국민ㆍ하나ㆍ외환은행 등이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입점은행 등으로 선정되기 위해 높은 임차료를 제시하는 것은 기본이고 차별된 상품과 서비스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입점은행 등으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해당 기관을 위한 '맞춤형 상품'은 기본이고 다양한 서비스까지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지방 이전 공공기관 잡기에 나서는 것은 영업 효과와 상징적 효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입점을 통해 기관 거래를 확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임직원 예금ㆍ대출도 확대할 수 있다. 아울러 주요 공공기관은 해
영업ㆍ홍보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경쟁은 서울 구청금고 등을 두고도 벌어지고 있다. 이달부터 서울 25개구가 구금고 선정을 본격 진행하고 있는데 주요 은행들이 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김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