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Line] 증권가 "SK하이닉스, 도시바 피소 영향 제한적"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샌디스크에게 1조1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당한 것에 대해 22일 증권가에서는 주가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가 메모리 반도체 기술 유출과 관련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소장 내용을 전날 공시했다. 이번 소장은 도시바가 지난 3월 소송을 제기한 뒤 4개월만에 전달된 것으로 1조1000억원대의 손해배상 내용이 담겨 있다. 도시바는 제휴업체인 샌디스크에서 기술직으로 일했던 스기타 요시타카를 SK하이닉스에 낸드플래시 관련 기밀을 전달한 혐의로 고소했으며 SK하이닉스에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샌디스크도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유사한 혐의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소송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일제히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미 지난 3월 공시를 통해 손해배상 소송 사실이 알려진 바 있으며 기밀 유출과 관련해 증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홍성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바가 제기한 기술침해 시기인 2008년은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개발에 있어 인텔의 자회사였던 뉴모닉스와 협력했던 시기로 타사 기술이 주도적으로 적용되었을 가능성 낮다고 본다"며 "내부 보안규정 상 대외비 문서는 5년내 파기되기 때문에 수년이 지난 상황에서 기술침해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유의형 동부증권 연구원도 "과거 반도체에서의 세 가지 대표적인 소송 사례와 최근 삼성전자-애플의 사례를 볼 때 이번 소송도 단기적 영향 보다는 장기적으로 귀찮은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라며 "소송의 결과를 예단해서 영향을 분석하기보다 업황의 부침에 대한 고민이 좀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바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와 관련해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소송 영향을 줄일 전망이다. 변한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바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STT-MRAM을 공동 개발할 정도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고 실제로 도시바는 '이번 소송이 SK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차세대 메모리 장치의 개발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이번 소송의 결과가 극단적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