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가을, 한 노신사가 신한은행 M&A팀을 방문했다. 친척에게 경영을 맡긴 회사의 실제상황이 궁금하다던 그는 명예로운은퇴와 함께 회사를 정리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신한은행 M&A팀의 실사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위탁경영으로 인한 비용 누수, 계속된 제품개발 실패로 인한 시장지위 하락, 자산 불량 등 총체적인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이후 신한은행 M&A팀은 자산 및 지분매각 등 투 트랙방식의 정리방안을 제시, 비공개 M&A로 잠재인수 후보군을 선정해 수 개월동안 까다로운 이슈들을 해결하며 상대방과 여러 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이 결과 신속한 판단과 빠른 진행으로 5개월 만에 400억원대의 매각 딜을 성공시키는 한편 인수 기업에도 공장개량 등의 신규자금까지 지원해 이해관계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성공적인 M&A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 같이 신한은행이 금융자문부터 인수금융까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 중소·중견기업 M&A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이에 따라 M&A 지원팀도 신설, 매도·매수 의사를 가진 기업들을 발굴해 중개와 자문, 인수금융에 이르기까지 M&A 딜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자문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중소·중견기업 M&A 시장 특성과 관련 신한은행 관계자는 "그간 시중은행들이 M&A 시장에서 인수금융 등 제한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면서 "공신력 있는 M&A 중개 자문기관의 부족, 대기업에 비해 취약한 M&A 추진 및 중소·중견기업 오너의 눈높이에 맞는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M&A 자문기관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중소·중견기업 M&A 시장은 자금조달 측면에서 자기자금 및 신용 의존도가 높은 편이며 대다수의 기업 오너가 명예로운 은퇴, 기술 및 생산기지 확보, 사업승계 등 다양한 M&A 니즈를 갖고 있다.
특히, 창업 1세대들이 가업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2세의 사업승계 기피, 기업의 영속성 확보, 상속세 부담 등을 이유로 회사 매각을 고려하는 소위 '가업승계의 대안으로서의 M&A'가 최근 증가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원팀 신설과 함께 M&A와 관련된 개별적인 노하우와 경험을 은행 내부에 축적시키는 M&A 딜 메이킹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라며 "장기적으로 M&A 전문인력을 양성해 국내 중견·중소기업 M&A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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