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이상 이유 없는 급등 후 2~3일간 조정, 또 다시 이어지는 주가 상승, 그리고 연이은 급락.
특별한 이유 없이 소문에 의해 오르는 이른바 '테마주'들의 움직임이다.
그간 수 많은 테마주들이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왔지만 주식 시장은 여전히 테마주를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타이밍만 잘 잡으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서 화제가 된 테마는 '화장품'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연내 타결될 경우 화장품 업종이 육아용품업종과 함께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과 중국 정부가 일반화장품에 부과하고 있는 소비세 30%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는 소식이 반영된 것이다.
이번 테마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평가 받은 종목은 한국화장품과 한국화장품제조, 코리아나가 대표적이다.
한국화장품은 지난 9일 11.28%를 오른 것을 시작으로 18일까지 총 113.2% 가량 올랐고 한국화장품제조도 95.5% 상승했다. 코리아나 역시 같은 기간 상승률이 57.5%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과연 한중 FTA 수혜주가 될 수 있는지 여부는 검증되지 않았다.
한국화장품이 제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화장품 시장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상위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90%를 넘어 과점 시장의 형태를 보이고 있으며 중·소형 업체들은 치열한 시장 경쟁과 더불어 실적이 둔화됨에 따라 국내외 대형 업체 및 일부 신생 기업에게 시장 점유율을 잠식당하고 있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도 업계 상위사에게 시장 대부분이 잠식당한 상황에서 후발 업체들의 꾸준한 진입으로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국화장품은 해외상표 총 등록건수도 100여건으로 국내 1116건 대비 해외 부분 실적도 미미한 상태다.
실적도 불안요소 중 하나.
한국화장품 제조는 최근 3년 연속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687억원, 영업손실은 131억원, 당기순손실은 162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 192억원에 영업손실 21억원과 당기순손실 35억원을 냈다.
부채비율도 2011년 12월 106.50%에서 2012년 12월 183.22%, 2013년 12월 355.77%로 늘어나는 추세고 유보율은 2011년 643.52%에서 2012년 12월 197.45%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한국화장품제조와 코리아나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들 두 회사 역시 3년 역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보통 '재료매매 테마주'들이 묻지마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 기업의 특징은 최근 기업내 변화가 없어 외부 루머에 쉽게 휘둘리고 적은 거래량으로도 주가 움직임 폭이 크다"고 설
이어 그는 "그간 정치나 유명인 테마 등 여러 기업의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듯 개인투자자들은 항상 폭락 전 최고점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결국 손실을 입게 된다"며 "테마 움직임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하지 말고 실적과 성장 가능성을 점검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경닷컴 최익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