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21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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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지가 사상 첫 중간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만기가 하반기 내내 계속될 예정이라 상환 자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노미정 영풍제지 부회장(45)의 주식담보대출액은 총 101억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노 부회장이 보유한 회사 주식의 82%가 담보로 잡힌 상황이다. 그는 회사 지분 55.6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노 부회장의 이 같은 대규모 대출을 두고 시장에선 지분 상속에 따른 증여세 마련 목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같은 대규모 지분 증여로 발생한 세금으로 노 부회장은 현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 놓였다. 이 때문에 2013년 초 실시된 전년 실적에 대한 결산배당 때부터 영풍제지의 배당금액이 대폭 늘어나기 시작했다. 실제 최근 2년간 영풍제지는 주당 2000원의 결산배당을 실시했다. 2012년 초 결산배당 때 영풍제지의 배당금이 주당 250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액수다.
또 시가배당률로 따지면 11%에 이르는데, 국내 상장사들의 평균 시가배당률이 1%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는 점과 비교할 때 상당한 규모다. 이처럼 최근 2년간 실시된 대규모 배당으로 노 부회장 몫으로 돌아간 배당금만 40억원을 웃돈다.
하지만 이 같은 배당금만으로는 100억원에 이르는 증여세를 갚기에 턱없이 부족한 터라 영풍제지의 사상 첫 중간배당 실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노 부회장은 오는 10월부터 연말까지 80억원의 대출금 만기가 예정돼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만기를 연장할 수도 있지만, 영풍제지의 순현금 규모가 막대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간배당을 실시해 이중 일부를 상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면서 "중간배당을 건너뛰더라도 연말 결산 배당액도 예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영풍제지는 고배당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3월말 현재 즉시 사용이 가능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모두 224억원으로 이 회사의 배당 여력은 충분한 편이다.
다만 이 회사 유통주식 물량이 제한적인 점은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 부회장의 지분과 자사주 물량을 합친 지분율은 72%에 달한다. 결국 나머지 지분 28%(61만주)가 유통물량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일 거래량은 1만주를 밑도는 상황이다. 상황에 따라 주가 부침이 클 수도 있고, 차익 실현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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