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24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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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업계 맞수 롯데제과와 해태제과가 거의 동시에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흥행 여부 승패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뚜껑을 모두 열어본 결과, 이변은 없었다. 업계 최고등급을 자랑하는 롯데제과 회사채에 더 많은 투자 주문이 쏟아졌다. 초우량 채권을 찾는 연기금과 보험사들의 수요가 승패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해태제과가 오는 30일 3년물 700억원 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총 1450억원 규모의 주문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 기관은 12곳으로 투자자들간의 단순 경쟁률은 2.07대 1로 집계됐다.
발행금리는 3.41%로 결정됐다. 해태제과의 3년물 회사채 개별민평금리에 0.23%포인트를 차감한 이자율이다. 수요예측 당시 제시한 공모희망금리 밴드가 '-0.31%포인트~-0.05%포인트'였음을 감안하면 비교적 하단에서 금리가 결정됐음을 알 수 있다.
해태제과의 신용등급은 A-등급으로, 사실상 기관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채권은 아니다. 그런데도 두 배가 넘는 투자 주문이 몰린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그야말로 '대박 흥행'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최근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활성화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좇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맞물려 A급 채권의 인기가 크게 높아진 덕이다.
하지만 업계 최고등급(AA+)을 가진 롯데제과 회사채의 인기는 뛰어넘을 수 없었다. 불과 사흘 앞서 수요예측을 실시한 롯데제과의 경우 3년물 1000억원 어치 발행에 2400억원 규모의 투자 주문이 쏟아졌다. 19개 기관이 참여해 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발행금리도 롯데제과의 3년물 회사채 개별민평보다 0.06%포인트 낮은 2.687%로 확정됐다.
앞서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흥행 측면에서 금리가 높은 해태제과쪽이 우세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애당초 AA+등급의 롯데제과와 A-등급의 해태제과의 투자자 '풀'이 달랐고, 더 많은 투자자 폭을 가진 롯데제과가 더 많은 주문을 받았다. 리스크 관리에 보수적인 연기금이나 보험사들은 여전히 A급 채권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가 너무 낮아지면서 높은 금리에 대한 투자 수요가 점차 커지고는 있지만 회사채 시장의 큰 손인 연기금과 보험사들은 리스크 관리 때문에 쉽게 A급에 투자하지 못한라"며 "A급에 주로 투자하는 자산운용사들은 주문량이 상대적으로 보험사 등에 비해 적어 롯데제과가 좀 더 흥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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