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사 2분기 실적 중간점검 해보니
29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실적 발표 기업 중 증권사 추정치와 비교가 가능한 46개 기업 가운데 발표된 영업이익이 추정치보다 많았던 곳은 21곳으로 집계됐다.
어닝쇼크를 기록한 기업은 총 10개사로 전체(46개사)의 22%에 불과했다. 이는 1분기(36%)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어닝쇼크는 실적이 이익 추정치를 10% 이상 하회하는 상황을 말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실적 발표 전 이익 추정치를 꾸준히 하향 조정해 온 것이 어닝쇼크 비율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건설사들은 '어닝서프라이즈'(실적 개선)를 기록한 사례가 많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추정치보다 10% 이상 실적이 좋았다는 얘기다. 2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엔지니어링은 2분기 추정치의 2배를 훌쩍 넘는 77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산업은 추정치보다 42% 높은 703억원의 영업이익을, 현대건설은 추정치보다 21% 높은 27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카드, 하나금융지주, KB금융 등 금융사들도 각각 추정치보다 40%, 17%, 2.9% 높은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융사들의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그동안 억눌려 있던 주가가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동차 실적은 시장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현대차가 예상보다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금융계열사의 실적 부진 때문"이라며 "달러 대비 원화값이 더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하반기에는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보인 기업도 있었다. 2분기에 영업이익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던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 하락이 가장 큰 영향을 줬고, 정제마진 약세 지속과 파라자일렌(PX) 마진 급락 또한 정유주가 부진했던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일부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도 좋지 않았다. 2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SDI는 7억원에 불과한 영업이익을 발표했고, 삼성전자 역시 전망치(8조원)보다 10% 이상 부진한 7조2000억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발표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다만 LG전자는 올해 출시한 스마트폰 G3의 판매 호조로 추정치(5309억원)보다 14% 높은 6062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3분기부터는 원화 강세 현상과 원자재 가격 모두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어 실적 쇼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그 가운데 3분기 여름 성수기를 맞은 업종과 종목들을 중심으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세가 나타
■ <용어설명>
▷ 어닝쇼크 : 기업이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저조한 실적을 발표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현상.
▷ 어닝서프라이즈 : 기업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
[용환진 기자 / 윤재언 기자 /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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