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29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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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은 쌍용건설이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들어간다. 건설사 매물에 대한 인수·합병(M&A)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매각가가 크게 낮아진 쌍용건설이 시장 분위기를 살릴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법정관리 중인 쌍용건설은 지난 25일 관계인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 93.1%, 회생채권자 92.5%의 동의를 얻어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았다. 쌍용건설은 오는 2013년까지 전체 채권 중 23%를 차지하는 일반상거래채권(협력업체가 보유한 회생채권)의 29%를 현금변제하고 71%를 출자전환할 계획이다.
10년 짜리 회생계획안이 확정된 만큼 쌍용건설은 빠른 시일 내에 회사 M&A를 진행해야 한다. 신속히 새주인을 찾아 경영정상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급격한 영업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유동성 위기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내외 수주를 따낼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업력과 법정관리에 따른 경영정상화 기대감 때문"이라며 "이번 매각에 실패할 경우 회사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영업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법원과 논의를 거쳐 다음달 중순께 매각주간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재 쌍용건설 매각 측은 가격 최대치를 3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PF우발채무 탓에 매각가가 1조원 이상이던 2~3년 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아직 해외 부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과거에 비해 매각 성사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특히 건설사업체는 없지만 연관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 규모 후보들에겐 쌍용건설이 보유한 업계 노하우가 매력적인 선택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과거 쌍용건설 인수를 시도했던 주체들은 건설업과 관계 있거나 사업다각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지난해 쌍용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가 PF채무 때문에 발을 뺀 독일 M+W 그룹은 발전소 설계 전문 회사로 토목·건축 분야에 특화된 쌍용건설과의 시너지를 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업 진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인 이랜드의 경우 쌍용건설 노조의 반대와 당시 주주였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헐값 매각'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 건설사 대다수가 부동산 침체에 따른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어 인수후보로 거론될 확률은 낮다"며 "그러나 쌍용건설의 경우 다양한 개발 산업의 토대가 되는 건설업 관련 노하우를 보유한 데다 가격이 싸져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들에게 매력적인 인수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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