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1%대 초저금리 예금 상품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시중은행 신용대출금리는 꿈쩍도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시중은행은 신용대출금리를 되레 올린 곳도 있다.
지난달 31일 은행연합회에서 취합한 신용 가계대출 평균금리를 비교(전월 대출 취급분 종합)해 보면 올해 5월과 7월 사이에 0.1%포인트 안팎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 대출금리가 5.78%로 0.53%포인트 떨어져 하락 폭이 가장 컸다.
하지만 나머지 대부분 은행들 금리 인하 폭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최근 석 달 새 0.3%포인트 급락하는 등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신용대출금리 하락 폭은 이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은행과 대구은행 대출금리는 나란히 0.14%포인트씩 낮아졌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도 0.09%포인트씩 대출금리를 낮췄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0.3%포인트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은행들 신용대출금리 인하 폭은 그야말로 미미한 셈이다.
오히려 금리가 오른 곳도 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를 5.22%에서 5.65%로 0.43%포인트 높였다. 신한은행 대출 산정 기준금리가 두 달 새 2.68%로 변함이 없는데 가산금리만 지속적으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에서 연 이자율 10%가 넘는 신용대출이 전체 중 12.5%를 차지할 정도로 몸집을 불린 것도 평균 대출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반 시중은행에서 연 이자율 10% 넘는 상품은 전체 중 5% 내외인 것과 비교된다.
신한은행 측은 "새희망홀씨 등 서민을 위한 대출상품 판매가 늘어나 최근 대출금리 변동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도 대출 평균금리를 5.89%에서 6.25%로 올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수익성이 워낙 떨어지고 있어 금리가 싼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신용대출을 늘리면서 금리를 비탄력적으로 운영하는 포트폴리오 변화가 요즘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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