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8월 05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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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중인 동양건설산업(이하 동양건설)이 재매각에 나섰다. 수차례 매각에 실패하며 파산 우려가 커지자 소액주주 및 협력업체가 회사 살리기에 나섰지만 정작 회사 경영진들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정상화 방안을 고집하는 모양새다.
5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동양건설산업은 회사 경영권을 매각하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의 매각을 전날부터 진행했다. 매각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및 회사채 인수방식이며, 이달 22일까지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LOI) 및 비밀유지확약서(CA)를 제출하면 된다.
현재 동양건설은 법원으로부터 파산 압박을 받고 있다. 2012년 2월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았지만 2년이 넘도록 회생계획안을 이행할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마땅한 수주나 분양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동양건설은 이후 M&A를 지속적으로 추진했지만 싸늘한 시장 분위기만 확인한 상태다.
이에 동양건설 소액주주와 협력업체들이 파산을 막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인수에 나섰다. 현재 주주컨소시엄은 동양건설 인수자금 150억원을 마련해 1차 LOI를 법원에 제출했고 법원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동양건설 경영진은 다시 매각공고를 내 주주컨소시엄에 의한 회사 인수를 반대하는 분위기다. 주주컨소시엄이 인수할 경우 현 경영진 교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경영진이 회사 파산을 막기 보다는 자리 보전에 급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동양건설은 이미 과거 여러차례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대감만 부풀려왔다. 다수 후보들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체가 있는 경우는 드물다. 동양건설 측은 이번 매각에 대해서도 "복수 인수의향업체가 관심을 표했고 가격도 싸져서 과거에 비해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동양건설은 파산 압박을 면하기 위해 법원에 현실성이 떨어지는 자금마련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동양건설이 향후 포스코건설이 진행할 영덕 화력발전사업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수익을 낸다는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해당 사업 의향서를 접수한 곳은 SK E&S, 한국중부발전, 대림산업 등 3개 대형업체이며, 조단위 자금 투입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주실적을 내는 법정관리 건설사들도 막대한 부채와 침체된 업황 탓에 새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동양건설산업이 시장에서 인수자를 찾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브랜드 '파라곤'으로 유명한 동양건설은 지난해 도급순위 49위의 중견건설사다. 지난 2010년까지 17년 연속 흑자를 달성할 정도로 탄탄했으나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여파에 헌인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중단되면서 2000억원 이상의 PF대출금을 막지 못해 맞보증을 선 삼부토건과 함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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