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틀대는 주식ㆍ부동산 (上) ◆
# 지난 7일 고객 예탁금은 16조7174억원으로 지난해 9월 27일(16조8456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권사 개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지난 8일 44조7844억원으로 2011년 2월 8일(46조3682억원)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증시에 투자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자금이 급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달 16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증시 분위기는 이전과 사뭇 다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최 부총리 취임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가계소득 증대를 통한 경제 활성화와 서비스업 투자 활성화에 이어 14일 15개월 만의 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책이 이어지면서 증시 활성화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국내 증시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정부의 정책 발표에 매우 민감하게 호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경환 경제팀이 △근로소득증대세제 △배당소득증대세제 △기업소득환류세제 등 이른바 가계소득 증대를 통한 경제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지난달 24일 이후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56포인트(2.7%)나 상승했다.
8월 들어 정부가 12일 서비스업 육성을 위한 투자 활성화 대책을 내놓자 하루 전인 11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32포인트(1.5%)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14일 15개월 만에 금리 인하를 발표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은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경환 경제팀과 이주열 한은 총재 간에 정책 공조가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결과론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며 "8월 안에 코스피가 2100을 넘어 전진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최근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체가 국내 증시의 향배를 좌우하는 외국인들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 부총리 취임 전날인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90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특히 경제 활성화 대책이 발표된 이후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6거래일 동안 1조8857억원, 서비스업 활성화 대책이 나온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약 7000억원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안팎에서는 초이노믹스 이후 달라진 분위기에 한국 증시의 오랜 숙원이었던 코스피 3000 시대 개막도 머지않았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계 글로벌 투자은행인 노무라는 최근 한국 증시 보고서를 통해 "초이노믹스는 아베노믹스(일본)나 모디노믹스(인도)에 필적한다"며 "한국의 상장기업 순이익의 50%를 배당으로 돌리고 3.5% 배당수익률을 가정하면 코스피 3000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견줬을 때 적정 주가지수는 이미 3000을 넘었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매일경제신문이 한국거래소에 의뢰해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캐나다 호주 등 주요 7개국의 1인당 명목GDP(IMF 통계 기준)와 각국 증시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1인당 GDP가 2만달러에 진입했을 당시 지수를 100으로 했을 때 GDP가 2만5000달러를 돌파했을 때 지수는 평균 185로 8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1인당 GDP가 2만달러를 처음 돌파한 2007년 말 기준 코스피가 1897이었음을 감안할 때 한국의 1인당 GDP가 2만5000달러를 돌파하면 코스피는 산술적으로 3500까지 상승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3년 기준 한국의 1인당 GDP가 2만4329달러인 점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GDP와 증시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 선진국의 특징은 평균 3%대의 높은 배당과 이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바탕이었다"며 "증시를 통한 경제의 선순환구조를 만들려면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배당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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