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6일부터 8주만에 130.84% 수익률을 거둔 삼성증권 실전 주식투자대회 1억원리그 우승자 남석관 씨(54)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처럼 제 아무리 좋은 주식도 전성기가 두 번 찾아오는 일은 흔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주가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며 신고가를 경신하다가 꺾이기 시작한 종목은 수명이 다한 것으로 보고 과감히 떠나라고 강조했다.
2006년 '2년 누적수익률 2500%'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남씨는 2001년 통장 잔액 1000만원으로 생계형 전업투자에 뛰어든 지 13년만에 생활비로 매년 수억원씩 지출해도 돈 걱정 없는 '슈퍼 개미'가 됐다.
출판업계와 학원가 등을 전전하다 전업투자가로 변신한 남씨는 올해도 수익금 1억3084만원과 더불어 참가자 2401명 중 최대 상금 3620만원까지 챙겼다. 하지만 그의 우승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작년에도 키움증권 주식투자대회 1억원리그 2등을 차지했으며 매년 100% 넘는 수익률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남씨는 돈을 잃지 않으려면 매수 전 적정주가를 염두에 두고, 도달하는 즉시 주식을 팔아 현금화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위닉스의 경우 주가가 2만원이 넘어가면 비싸다고 판단했다"며 "제습기는 진입장벽이 낮은 시장이고 삼성전자 등 대기업부터 선풍기 제조사 신일산업까지 뛰어들면서 포화 상태에 다다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적정가 판단을 위해서라도 날씨와 산업 구조 등을 이해하기 위한 '공부'는 필수다.
실제로 위닉스 주가는 지난해 말 1만3650원에서 지난 5월 21일 연고점(2만8500원)까지 2배 넘게(108.8%) 뛰었지만 내리막길에 접어든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이달 14일 기준 1만3150원을 기록해 올라간 속도보다 더 빠르게 상승폭을 반납했다.
투자처를 고를 때에는 증권사 홈트레딩 시스템(HTS)을 통해 '상승률 상위' 종목을 주시할 것을 당부했다. 박스권이든 상승장이든 시장을 지배하는 테마는 항상 있는 만큼 수익률 상위 종목을 살펴 그 테마의 '주도주'와 '2등주'를 찾아내는 게 포인트다. 대회기간이던 5~7월은 중국 내수주가 들썩이던 시기였다.
남씨는 "대장주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맥스 주가가 매섭게 오르는 기세를 보면서 중국인 대상 화장품주가 대세라고 판단했다"며 "덩달아 10~15% 오르던 2등주 한국화장품제조, 코리아나와
최근 그의 관심이 모바일 게임주로 옮겨갔다. 컴투스와 더불어 와이드온라인, 드래곤플라이 주가가 다 함께 상승한 데다 실적도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테마가 보이지 않으면 그냥 투자하지 말고 쉬라"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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