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서는 글로비스 시가총액이 커져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향후 그룹 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 지분 20.78%를 보유한 현대모비스 주식을 확보하기 위해 정 부회장 자산가치가 꾸준히 커져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이 전혀 없다. 대신 글로비스 지분 31.88%를 갖고 있다. 18일 기준 해당 지분 시가는 3조6223억원에 이른다. 정 부회장 처지에서 보면 글로비스 시가총액이 커질수록 향후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 합병 내지는 현대모비스 단순 지분율 확대가 유리해진다. 기아자동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6.88%와 글로비스 지분 교환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마찬가지로 글로비스 주식가치가 중요하다. 기아차의 해당 지분 가격은 18일 4조6994억원이다. 글로비스 가격이 올라가고 현대모비스가 내려간다면 지배구조 재편 움직임이 나올 수 있는 구조다. 결국 이 같은 가치 상승 가능성 때문에 글로비스가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글로비스 주가 상승은 삼성그룹에서 촉발된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 때문"이라면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가 어떻게 바뀌든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글로비스 주식을 활용할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최근 SK C&C처럼 중고차 부문을 강화해 글로비스가 주춤한 실적을 꾸준히 되살리려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지난 7일 정 부회장이 이노션 지분 40% 가운데 30%를 팔아 3000억원가량 되는 현금을 확보한 것도 시점상 시장 주목을 받고 있다. 이노션은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당시 정 부회장이 해당 지분을 모건스탠리PE와 스탠다드차타드(SC) 등에 넘겼다고 밝혔다.
표면상 이유는 지난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해소하고 내년 기업공개(IPO)에 앞서 해외 주주를 유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향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지배구조상 오너 일가 지분이 많은 계열사에 분산돼 있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시간이 흐르면서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금을 꾸준히 마련하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윤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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