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2070 탈환
1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8.01포인트(0.88%) 오른 2071.14에 마감했다. 8거래일 연속 이어진 기관 매도세에도 코스피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것은 외국인 매수세의 힘 덕분이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756억원 규모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최근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시장을 강하게 이끌었던 정책 모멘텀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끝으로 소강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글로벌 유동성 유입은 코스피 상승세를 든든히 떠받치고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외국인은 주요 이머징 5개국 전체에서 사들인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한국 증시에 투자하고 있다.
블룸버그와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약 8억7000만달러(8861억원)에 달한다. 이날 순매수 금액까지 합하면 1조원 이상 순매수한 셈이다.
이에 비해 대만ㆍ인도ㆍ인도네시아ㆍ태국ㆍ필리핀 등 주요 5개 신흥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4100만달러(418억원)에 불과했다. 상반기 신흥국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했던 대만 증시에서는 오히려 3억3200만달러 상당을 팔았고, 인도 역시 한국의 절반 수준인 4억3300만달러어치를 사는 데 그쳤다.
위험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신흥국 전반으로 돈이 모이는 상황이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의 매력이 부각되면서 차별화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주간 기준으로 코스피에서 14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로 긴 '러브콜'을 한국에 보내고 있는 중이다. 2010년 9월부터 2011년 1월까지 19주 연속 순매수한 데 이어 3년여 만이다.
8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각각 1530억원과 1329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KB금융과 신한지주였다. 금융업종 대표주 뒤를 이어 NAVER(1274억원), 현대차(1273억원), 한전KPS(1144억원), 한국전력(1033억원), LG전자(812억원), KT(714억원) 등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은행주는 대출 규제 완화 기대감과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맞물리면서 외국인 매기가 계속해서 집중되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많이 보유하던 업종 가운데 은행과 자동차ㆍ부품 비중은 더 늘리고, 대신 반도체ㆍ장비와 생활용품을 덜고 있다"며 "별로 관심이 없던 건설과 조선 업종도 정부 정책과 중장기적 실적 턴어라운드 전망에 조금씩 매수폭을 키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 같은 매수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이머징 펀드와 일본 제외 아시아 펀드로 자금 유입이 계속되는 데다 한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가 한국시장에 대한 믿음을 더욱 단단하게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 경기 둔화 염려가 진정된 것도 중화경제권으로 묶여 있는 한국 증시에는 뚜렷한 호재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많이 살 때는 연간 20조원 가까이 매수했는데 올해 아직까지 7조3600억원 정도 샀기 때문에 추가 매수 여력이 충분하다"며 "글로벌 유동성까지 늘어나는 국면이라 올 하반기 꾸준히 한국 주식을 살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22일(현지시간) 잭슨홀 회의를 기점으로 미국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된다면 매수 강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분
[노현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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