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째 연간 ELS 시장이 40조~50조원 규모로 성장한 가운데 첫 조기상환 조건이나 손실 발생 기준(녹인)을 일부 변형한 ELS 상품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첫 조기상환 조건을 85%가 아닌 87%, 녹인을 55%가 아닌 57.5%로 하는 식으로 기존 틀에서 일부 조정해 수익성과 안정성 사이에서 투자자 선택의 폭을 넓혔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이 월별 전체 ELS 발행액 가운데 변형 ELS 비중을 분석한 결과, 지난 6월에 18.0%였던 변형 ELS 비중은 7월에는 22.8%, 8월에는 지난 14일까지 40.0%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증권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KDB대우증권은 8월 들어 변형 ELS 비중이 37.9%, 미래에셋증권도 17.7%로 전월보다 10%포인트 안팎 증가했다. 7월까지 변형 ELS 발행이 없었던 삼성증권도 8월에는 전체 발행 물량의 21.4%가 변형 ELS로 파악됐다.
올해 1월 85% 첫 조기상환 ELS를 출시해 2500억원 이상을 판매하며 인기를 모은 신한금융투자도 지난달부터 조기상환 조건을 86%나 87%로 일부 높인 ELS 발행을 늘리고 있다. 지수형 ELS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원금보장형이면서도 최소 요구 수익률인 연 5%대 상품을 만들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전해졌다.
이전까지 발행됐던 ELS는 조기상환이나 녹인 조건이 5%포인트 단위로 거의 획일적이었다. 최근 변형 ELS가 인기를 끄는 건 조기상환 조건이나 녹인을 1~2%포인트만 조정해도 수익성과 안정성 사이에서 투자자들의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상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시뮬레이션 자료를 보면 코스피200, HSCEI, 유로스톡스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기 3년, 녹인이 60%인 지수형 ELS의 경우 1차 조기상환 조건을 85%에서 87%로 2%포인트 올렸을 때 6개월 이내 조기상환 확률은 70%에서 66%로 낮아지지만, 연 수익률은 7.2%에서 8.4%로 높아졌다. 또 녹인 조건을 55%에서 57.5%로 2.5%포인트 높이면 원금 손실 확률은 0.2%포인트가량 소폭 증가하는 대신, 연간 수익률은 0.5%포인트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원길 우리투자증권 상품지원부장은 "상품 구조가 점차 세분화하고 있는 만큼 ELS를 꼼꼼히 비교해 보고 각자에게 맞는 적합한 상품을 선택해야
■ <용어 설명>
▷ 변형ELS : 보통의 ELS가 첫 조기상환 조건을 가입 당시 기초자산 가격의 85%ㆍ90%ㆍ95%, 녹인을 50%ㆍ55%ㆍ60% 등으로 5%포인트 단위로 만든 것과 달리, 조기상환 조건을 87% 또는 녹인 57.5% 등으로 구성한 상품.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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