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이후 한 달 만에 주가지수가 80포인트 가까이 오르고 박스권 돌파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제기되면서 시장 관심은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는 대형주, 경기민감주로 이동했다. 바뀐 시장 분위기에 기관투자가들도 서둘러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고 상반기 많이 올랐던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이들 주가는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그러나 외국인 매수세와 코스피 상승 탄력이 예상보다 강하지 않다는 판단이 들자 최근 펀드매니저들은 중소형주 장세가 좀 더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다시 낙폭 과대주를 중심으로 중소형주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이후 기관은 중소형주에 대한 매도세로 일관했지만 최근 들어 매도 강도가 완화됐고 일부는 순매수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운용 대표는 "외국인 수급에 따른 주가 끌어올림이 아니면 아직 실적 턴어라운드 기미가 보이지 않는 대형주, 경기민감주의 본격적 상승은 어렵다고 본다"며 "펀더멘털은 양호하나 이번 조정으로 주가 하락 폭이 컸던 중소형주 비중을 다시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방향성이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이상 지난 상반기와 같은 무차별적 중소형주 장세는 다시 나타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요즘 기관 매수가 집중되고 있는 중소형주를 살펴보면 라이온켐텍, 휴온스처럼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뚜렷한 개선세를 보여줬던 종목이 대부분이다.
2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21일까지 2주간 기관투자가의 매수세가 집중됐던 중소형주는 라이온켐텍, 휴온스, NICE평가정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차이나그레이트 등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건자재업체인 라이온켐텍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217.8%, 전년 동기 대비 45.9% 증가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후 코스닥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기관 매수세가 몰렸다.
2분기 실적 개선은 국내 판매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한샘 부엌유통사업 부문과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한 해외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연초 생산설비 교체로 상품 품질과 생산 효율이 개선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김태봉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인조대리석 100만장 생산이 가능하도록 최신 설비를 갖추면서 생산 효율이 개선돼 영업이익률이 3%포인트 정도 향상됐다"며 "국내에 비해 판매단가가 비싼 해외 매출도 매년 20% 이상 늘어날 전망이어서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조정을 받으며 주춤했던 휴온스와 NICE평가정보는 지난 2주간 주가가 각각 10% 가까이 상승했다. 휴온스는 웰빙의약품, 점안제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이후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6%, 10.5% 성장했다. 자회사인 휴온랜드의 중국 의약품시장 진출이 가시화하고 있고 전체 매출 중 처방의약품 비중이 40%에 불과해 약가 인하
한편 삼성전자,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대한 기관의 매도세는 최근 2주간 더욱 강해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하반기 실적에 대한 염려와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주가 약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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