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형 위탁 방식에 배당주형과 가치주형을 신설하고,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기 위한 내부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순수주식형, 대형주형, 중소형주형, 사회책임투자(SRI)형, 장기투자형, 액티브퀀트형 등 6가지로 나눠 주식 운용을 자산운용사에 맡기고 있는데 여기에 가치주형과 배당주형을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본격적인 투자 확대에 앞서 가치주와 배당주의 투자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별도 지수를 만들기로 하고 민간 사업자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연금이 새로 만드는 지수는 가치주ㆍ배당주ㆍSRI지수 등 세 가지다.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순수주식형은 코스피와 코스닥100지수를 벤치마크로 사용해 왔고, 중소형주는 별도 중소형주지수를 사용했지만 배당주나 가치주는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고 평가하는 데 활용할 만한 별도 지수가 없었다.
SRI투자는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투자를 집행하고 있지만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운용사 선정 때마다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 지수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운용 기준이 될 SRI지수를 새롭게 만들고, 관련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코스피만으로는 가치주나 배당주 특성을 잘 살릴 수 없어 새로운 지수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지수 개발 회사들이 국민연금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다음주 지수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고를 내고 다음달 입찰제안서를 받아 올해 지수를 신설할 예정이다.
지수가 만들어지면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기 위한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배당주형과 가치주형이 추가되면 관련 주식투자도 확대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히 배당주와 가치주투자를 확대한다는 것 외에도 국민연금이 다양한 주식에 대한 스타일투자를 본격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스타일투자가 정착되면 주식 내에서도 자산 배분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투자 성과에 대한 평가도 정확히 할 수 있게 돼 장기분산투자가 가능해진다. 해외 연기금은 대부분 지수 전문회사와 손잡고 자체 지수를 만들어 스타일별 투자를 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6가지 유형으로 투자를 구분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대기업 위주로 투자되는 한계가 있었다.
실제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87조4000억원 가운데 77%가 국내 500대 기업 주식에 집중돼 있고, 500대 기업 상장사 261개사 중 절반이 넘는 기업에 5% 이상 지분투자를 하고 있다.
또 대형주ㆍ중소형주투자로 위탁운용사를 제한하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스타일별 투자 비중을 조정하게 되는 만큼 정확한 투자 시기와 비중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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