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가 추세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엔저 수혜주'에 투자하라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10월 말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완료와 기준금리 인상 논의로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는 반면 일본은 추가 양적완화를 통해 엔화 약세를 유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엔화값은 이번주 들어 달러당 104엔대 초약세로 돌아섰다. 일본과 수출 경쟁에 관건인 엔ㆍ원 재정환율도 100엔당 970원대로 떨어져 엔화 대비 원화값은 2008년 이후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 추이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원화는 추가 기준금리 인하 제한 등으로 절상 추세를 이어가 엔ㆍ원 재정환율은 내년 말 800원대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엔저가 불가피하다면 투자전략도 수혜주 찾기에 나서야 한다.
엔저 수혜주로는 엔화로 된 대외부채가 많거나 일본산 수입이 많은 종목이 꼽힌다. 엔화 부채가 많으면 엔화값이 떨어질수록 환차익을 통해 기업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포스코 롯데쇼핑 현대제철 한국가스공사가 대표적이다. 일본산 부품을 많이 쓰는 기업도 엔저가 되면 예전보다 싸게 구할 수 있어 수익 개선으로 이어진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LG화학은 정보전자소재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를 일본에서 연간 20억달러를 수입하는데 엔화값이 10% 하락하면 2억달러가량 원가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자동화수치제어(CNC) 컨트롤러를 수입하는 한국정밀기계를 비롯해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위아 화천기공도 일본산 부품 비중이 높다. 이 밖에 일본을
하지만 국내외 변수가 많아 엔저만으로 수혜주와 비수혜주를 구분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동차 주가는 바닥권이라 환율 문제로 더 나빠지기 어렵고, 전자는 차에 비해 환율에 덜 민감하다"고 말했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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