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가 합병을 위한 마지막 문턱을 넘어섰다. 네이버의 독주가 지속되고 있는 온라인·모바일 업계에 적지 않은 시장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27일 다음과 카카오는 각각 제주 다음스페이스, 판교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양사간의 합병계약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합병 법인인 다음카카오는 예정대로 오는 10월 1일 공식출범하게 됐다. 김범수 카카오이사회 의장은 다음카카오 지분 23%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된다.
두 회사의 합병은 카카오가 소멸하는 대신 카카오 주주에게 다음의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또 카카오 이사회에 있던 김범수 의장, 이석우 대표 등 등기임원 5명이 다음카카오의 새 이사로 선임됐다.
하지만 다음의 주주총회에서 사명변경 등 정관변경안은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다음 관계자는 "일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발행주식의 수권한도 상향조정과 전환주식 발행조건 신설, 주주총회 의결방법 일부 조항 삭제 등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시했다"라며 "정관개정안이 주총의 승인을 얻지 못해 합병법인의 사명은 '다음커뮤니케이션'을 당분간 유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사명변경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절차를 밟아 10월말에 임시주총을 열고 사명을 '다음카카오'로 변경할 예정이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차별적인 핵심 경쟁력을 갖춘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을 통해 모바일 시대, 그리고 모바일 이후 다가올 시대를 선도하고자 한다"며 "통합법인 다음카카오는 IT모바일분야에서 커뮤니케이션, 정보, 그리고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까지 아우르는 생활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월 1일 출범이 확정된 다음카카오는 코스닥 시총 1위 자리를 이미 예약해두고 있다. 합병 과정에서 다음은 카카오 주주에게 신주 4300만주를 발행하게 된다. 현재 다음의 주가는 16만5000원대로 시가총액은 2조2300억원 규모다. 합병 신주가 상장되는 10월 14일부터는 현 주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9조3200억원 규모로 증가하게 된다. 이는 현재 코스닥 시총 1위인 셀트리온의 시총 4조2800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코스피 상장사를 기준으로 해도 현재 시총 29위 KT의 9조1000억원보다 많다.
자타공인 국내 모바일 최대 기업인 카카오와 포털 2위 다음이 한 살림을 차리기로 하면서 양사가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아직 다음과 카카오는 시너지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음의 모바일 메신저인 마이피플 등 양사간 중복사업을 어떻게 할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신사업에 다음의 검색역량과 컨텐츠가 결합하고, 다음의 모바일 사업에 카카오의 플랫폼 경쟁력이 결합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카카오의 소매·결제 시장 진출에 다음이 그동안 쌓아온 네트워크가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에서 절대적인 월간 순이용자(MAU)와 친구리스트를 보유한 메신저 플랫폼이 오프라인 시장까지 침투하면서 기존 PC 기반 서비스가 수행하던 사업의 한계를 초월할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네이버가 2조3000억원 규모의 국내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기업가치가 10조원으로 성장했다면 카카오는 송금, 신용카드결제, 증권, 콜택시 시장을 거쳐 300조원 규모의 소매시장을 목표로 설정했고 양사 대표도 중장기적으로 매출 10조원의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다른 거대 IT 공룡 다음카카오의 등장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각도 적지 않다. 네이버가 과거 인터넷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겪은 것처럼 다음카카오가 인터넷 업계에 또 다른 갑(甲)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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