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캐피탈과 매각주간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29일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일본계 금융그룹 제이트러스트(JTRUST)와 '러시앤캐시' 브랜드로 유명해진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참여해 양강 구도로 최종 압축됐다. 두 후보 모두 비슷한 수준의 가격을 제시해 최종 매각가는 6000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아프로서비스그룹이 본입찰 연기를 요청했지만 아주캐피탈은 이미 일정을 이달 8일에서 한 차례 연기한 까닭에 예정대로 이날 본입찰을 마감했다. 또 다른 인수 후보였던 글로벌 사모펀드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결국 본입찰에서 빠졌다. 아주캐피탈 사업 구조상 전략적 투자자(SI)들이 더 유리하다는 자체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캐피탈 매각은 이후 개별 협상을 통해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프로그레시브 딜'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르면 다음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특히 제이트러스트와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자존심을 건 승부를 벌이고 있는 만큼 막판까지 불꽃 튀는 경합이 예상된다.
양사는 2011년 일본 대부업체인 다케후지 인수전에서 맞붙은 경험이 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승리하는 듯했지만 한국 내 영업정지에 따른 소송 문제가 불거져 우선협상권은 제이트러스트로 넘어갔다.
1977년 일본에서 설립된 제이트러스트는 신용카드, 부동산중개, 신용보증, 대부업 분야 등 10개 이상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만 3161억엔(약 3조880억원)에 달한다. 또 인수ㆍ합병(M&A)에 동원할 수 있는 자금만 1조원 이상 보유 중이라고 전해졌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대부업으로 시작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올해 9차례 도전 끝에 예나래ㆍ예주(현 OK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한 데 이어 아주캐피탈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할 목표를 세웠다.
이번 매각 대상은 아주산업과 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아주캐피탈 지분 74.16% 전량이다. 이날
아주캐피탈 전신은 대우캐피탈로 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으며 2005년 아주그룹에 매각됐다. 아주그룹은 이번 매각을 통해 들어온 자금을 바탕으로 대한전선 등 국내 M&A 매물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조시영 기자 /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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