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자체 브랜드를 붙인 이른바 PB 농산물을 경쟁적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PB농산물들은 대부분 국산으로 표시되어 판매되고 있지만 생산지역 등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김경기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농산물 PB 제품입니다.
원산지는 국산, 그러나 어디에도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생산된 제품인가에 대한 정보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바로 옆 친환경 매장에 있는 제품들과 비교해볼 때 제품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인터뷰 : 김경기 / 기자
-"왜 똑같은 농산물인데도 PB 상품은 이처럼 표기가 부실한 것일까? 해당 업체는 PB 제품의 경우 국내산이라고만 표시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 대형 마트 관계자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원산지만 쓴 것입니다. 법적으로 표시하라고 되어 있었으면 자랑하면서 썼겠죠."
그러나 실제로 물건을 판매하는 업체 직원의 말은 다릅니다.
인터뷰 : 농산물 매장 직원(음성변조)
-"죄송합니다. 저희가 (물건이 어디서 판매되는지) 알아야 되긴 하는데 오전에 일이 바쁘다 보니까 그런 것까지 일일이 신경쓸 겨를이 없습니다. 그런면에서 저희가 시정을 하긴 해야 하는데..."
결국 소비자들은 아무 정보도 가지지 못한 채 농산물을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 오수빈 / 서울 당산동
-"믿고 사야죠 뭐.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요."
인터뷰 : 신향미 / 서울 대림동
-"(원산지가) 안 적혀 있는 것도 안사는 것은 아닌데 써 있으면 더 믿음이 가겠죠."
소비자들이 이처럼 제품에 대해 아무런 정보를 가질 수 없는만큼 불의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농약과 같은 유해 성분이 들어있는 농산물이 적발되더라도 어디서 얼마나 팔렸는지 확인이 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여러 지역에서 농산물을 납품받아 전국 각지의 대형마트에 배분되기 때문입니다.
또, 국산이라고 표시하고 있지만 납품업체가 중국산을 속여서 납품할 경우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 김규선 / 한국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 차장
-"수입을 한다든가 또는 국산인줄 알고 사서 파시는 분들이 국산이라고 하면 국산인줄 알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사정이 이렇자 한 대형 마트는 농산물 PB 상품에도 원산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표시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 김형식 / 홈플러스 주임
-"원산지 표기가 있을 경우 고객들이 합리적인 쇼핑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품에 대한 신뢰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저희는 PB 상품에 대해서도 원산지 표시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에버 등 아직도 많은 대형 마트들은 생산지 등 구체적인 표시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원산지 표시제를 도입할 경우 유통 경로를 일일이 확인해야
인터뷰 : 김경기 / 기자
-"대형 마트들은 지금도 소비자들을 위한다며 PB 농산물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말로 소비자들을 위하고 있는 것인지는 의심스럽습니다. mbn 뉴스 김경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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