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9월 04일(06: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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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SPAC)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을 계획 중인 콜마비앤에이치가 복잡한 역사를 딛고 상장 문턱을 넘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04년 '선바이오텍'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콜마비앤에이치는 한국콜마홀딩스의 계열사이자 건강기능식품 제조사로 매출이 1000억원대에 육박해 외형적으로는 '훌륭한' 조건을 갖췄다. 하지만 속을 뜯어보면 '사연'이 적잖다.
이 회사는 한국콜마의 지주회사 전환 작업 과정에서 2012년 사명 변경과 합병을 거쳤고, 다단계 판매업체인 애터미에 매출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어 우려의 시선이 없지 않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콜마비앤에이치는 당초 지분 45%를 인수하며 관계사로 편입된 한국푸디팜과 합병을 마친 후 지난해 코스닥에 직상장할 것으로 예견됐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다단계 판매업자에 대한 매출 편중이 심해 심사 통과가 무난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로 계획을 접은 것이다. 올해 미래에셋제2호기업인수목적과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단계 판매업자인 애터미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지난해 직상장 추진에 걸림돌이 됐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콜마비앤에이치의 건강기능식품 매출은 애터미에 99% 이상 의존하고 있다. 회사의 주력 상품인 건강기능식품 '헤모힘'도 애터미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아직 매출은 미미하지만 겔마스크 등 화장품도 직접 생산해 애터미에 납품 중이며 한국콜마로부터 화장품과 제약품을 사들여 애터미에 공급하는 상품판매업도 전개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이 애터미를 창구로 판매되는 구조다. 때문에 애터미의 사세 확장과 더불어 콜마비앤에이치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상장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애터미 매출액은 2011년 1287억원에서 2012년 2350억원으로 82.5%나 뛰었고, 지난해에는 3403억원으로 전년 대비 44.8%나 성장했다. 콜마비앤에이치 매출도 지난해 939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반기 매출은 846억원으로 전년도 전체 매출에 육박할 정도다.
투자금융(IB) 업계 한 관계자는 "애터미라는 단일 업체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너무 높아 상장에 제약이 생기자 매출처가 다양한 한국푸디팜과 합병을 통해 분산 효과를 노렸다"면서도 "애터미에 대한 매출이 워낙 크다보니 큰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단계 업체에 대한 사회적인 우려의 시선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가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은 향후 관련 업체의 인수·합병(M&A)을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콜마비앤에이치의 최대주주는 지분 61.57%를 보유한 한국콜마홀딩스이며 한국원자력연구소(18.20%)와 윤동한 회장(9.86%)이 주요 주주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4~5년 전부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다 상장 준비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스팩을 선택했다"면서 "애터미는 다른 다단계 업체와 달리 대부분의 회원들이 판매원으로 활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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