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A씨는 골목길 사거리에서 보행하던 중 직진하던 B씨 차량의 뒤쪽에 스쳤다. A씨는 차량 접촉으로 인한 충격은 없었지만 사고 이후 목과 허리의 통증이 심해 병원 치료를 받게 됐다며 B씨에게 치료비를 요구했다. B씨는 부당함을 주장했고 분쟁으로 이어져 사건이 경찰에 신고 됐다. 마디모 프로그램 분석 결과 '사람이 다쳤을 정도의 충격을 준 사고는 아니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A씨가 받아온 병원 진단서를 배제하고 마디모 분석 결과에 근거해 단순 차량사고로 사건을 처리했다.
옷깃만 스쳤는데 전치 2~4주 진단서를 끊는 등 경미한 부상이 의심됨에도 피해자가 꾀병을 부리면서 무작정 병원에 입원하거나 무리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바로 '나이롱환자' 얘기다. 이럴 땐 고민하지 말고 교통사고 시시비비를 가려주는 '마디모'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억울한 사건의 실마리를 풀 단서를 잡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마디모는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소에서 개발한 사고 상황 재연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는 2008년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도입했다. 마디모 프로그램은 사고 당시 도로의 흔적, 차량 파손 상태, 블랙박스에 남은 차량의 속도와 움직임 등을 분석한 후 3D 영상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사고 상황을 시뮬레이션 하고 그 영향도를 분석한다.
구체적으로는 차량과 피해자의 충돌로 인해 차량의 접촉 부분이 어떻게 변형됐는지 살펴 충돌 속도를 추정하는 한편, 보통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충격의 정도와 추정 충돌 속도로 움직였을 경우 예상되는 충격의 정도를 비교한다. 과연 해당 사고로 피해자가 주장하는 것만큼의 충격을 받을 수 있는지 공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사고 정도가 큰 교통사고의 판별 보다는 일반적인 상식으로 생각했을 때 피해가 과장된 것으로 보이는 사고의 판별에 주로 사용된다. 차량 사이드 미러나 차체 표면이 살짝 긁히는 정도의 가벼운 접촉 사고, 전·후진 등 출발하면서 생긴 사고 등이 해당된다.
마디모 프로그램은 도입 초기에는 사용하는 사람이 적었으나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사용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마디모 프로그램 이용 건수는 2010년 32건, 2011년 130건, 2012년 250건, 2013년 1250건, 2014년 1분기 1500건 등 매년 증가세다.
마디모 프로그램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사고 지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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