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에는 KB금융이 1.78% 반등에 성공하고, 현대중공업이 0.68% 소폭 하락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CEO 리스크'와 'CEO 기대감'을 계산하기에 분주했다.
올해 들어 CEO가 바뀐 KT와 포스코 주가가 좋은 흐름을 보이자 증시에서는 CEO와 주가의 상관관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 1월 27일 황창규 회장이 선임된 이후부터 17일까지 KT 주가는 19.6%, 지난 3월 14일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 주가는 27.44% 상승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 모두 신임 CEO 취임 전후에 시행된 빅배스(Big Bathㆍ회계상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것)로 인한 주가 바닥 효과(기저효과)와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누렸음을 주목한다. 특히 신임 CEO들이 전임 CEO들의 사업 확장 정책과 반대로 주력 사업 내실 강화로 전략을 바꾼 게 눈에 띈다. 지난해 사상 처음 적자를 기록한 데다 황 회장 취임 한 달 만에 KT ENS 사기 대출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KT는 KT렌탈과 KT캐피탈 매각 등 비주력 계열사 정리를 시작했다. 또 지난 4월 전 직원의 4분의 1을 명예퇴직시키는 등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국제신용등급 하락이란 악재를 안고 출범한 포스코의 권오준호(號)도 비핵심 계열사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포스코특수강과 광양LNG터미널 지분, 포스화인, 포스코-우루과이 등을 매물로 내놨다.
KT와 포스코 주가 상승은 신임 CEO들의 내실 강화 노력이 쉼 없이 계속돼 시장에서 신뢰를 얻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KB금융과 현대중공업에 쏠린다.
KB금융의 경우 부동산 경기 활성화와 배당 강화란 정책 수혜 기대감을 CEO 리스크가 깎아먹는 모양새다.
예상보다 CEO 리스크의 기간과 폭이 커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과거 KB금융은 2009년 9월 말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의 직무정지에 이어 강정원 당시 국민은행장의 지주회장 겸임 체제가 2010년 7월 어윤대 전 회장 취임으로 막을 내리기까지 10개월 동안 주가가 당시 은행업종지수의 2배가 넘는 14.2% 하락한 바 있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고경영진 리스크가 KB금융지주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으나 투자심리 악화에 따른 투자자들의 보수적 대응은 불가피하다
[조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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