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P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달 입찰공고가 나오면서부터 향후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 건물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다"며 "새 주인이 결정되면서 다시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빌딩 매매업체 등에 따르면 한전 용지와 같은 블록에 있는 중소형 빌딩 가격은 현재 3.3㎡당 8000만~1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1000만~2000만원가량 껑충 뛴 가격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인근 봉은사 쪽, 봉은중학교 쪽, 공항터미널 쪽 빌딩 가격 상승세 대비 거의 2배에 육박한다. 그나마도 빌딩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가 매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아파트 가격도 오름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한전 용지 바로 맞은편 '래미안삼성1차' 전용면적 122㎡는 작년 말 10억6000만원에서 올해 6월에는 10억9500만원으로 올랐고, 현재는 11억5000만원까지 뛴 상태다.
같은 아파트 전용면적 84㎡ 역시 지난해 말 9억원에서 지난 6월 8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 9억20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 일대 아파트가 대체로 1동짜리 나홀로 아파트거나 300가구 미만인 소규모 단지라 인기가 다소 떨어지는 점을 감안할 때 한전 용지 개발 기대감이 가격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수익형 부동산과 아파트 모두 기대감에 부풀어 있지만 실제 거래는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집주인은 매물을 거둬가고 투자자 역시 최근 껑충 뛰어버린 가격에 투자를 포기하는 일이 많다.
중소형 빌딩 매매 전문업체인 알코리아에셋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동 일대에서 거래된 300억원 미만 중소형 빌딩 매매건수는 모두 7건이지만 이 중 개발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는 한전 용지 인근에서 이뤄진 매매는 단 1건에 불과하다.
황종선 알코리아에셋 대표는 "2008년 삼성타운이 들어선 이후 강남역 일대 상권이 지각변동한 것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한전 용지 인근 빌딩 투자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가격이 너무 올라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며 "문의만 많고 실제 거래는 잘 안 되는 상황"이라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한전 용지 개발은 물론 지하철 9호선 연장 개통, 수도권 광역철도(GTX) 신설 등 호재가 많지만 이미 코엑스라는 대형 지하상권이 있기 때문에 지상 상권이 활성화하는 데는 다소 한계가 있다"며 "개발 호재에 기댄 '묻지마 투자'보다는 가격 등을 신중히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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