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9월 19일(06: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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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자산운용사로 꼽히는 더캐피탈그룹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더캐피탈은 지난 2년여간 다음의 주요 주주로 자리매김해왔지만,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결정 이후 주식을 꾸준히 매도하며 투자금 회수에 돌입한 모습이다.
더캐피탈그룹은 2010년부터 다음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해 2012년 5월 지분율이 처음 5%를 넘어섰다. 이후 지분율을 꾸준히 끌어올려 2013년 5월에는 지분율이 11.99%에 이르기도 하는 등, 1년 반 기간 동안 지분율 10% 이상을 유지하며 주요 주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었다.
이 같은 더캐피탈그룹의 투자 기조는 올해 들어 급전환되기 시작했다. 올 3월부터 매도세를 본격화하며 지분율이 계속 내려가기 시작한 것. 이후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추진이 공식화된 5월말 이후 이 같은 매도세에 속도가 붙으면서 지분율은 현재 5%대 초반으로 내려앉게 됐다. 이 같은 추세라면 더캐피탈그룹 지분율은 늦어도 다음달 중 5% 아래로 내려가 지분공시 의무대상에서도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더캐피탈그룹은 자산운용 규모 1조2500억달러(약 1300조원)에 달하는 세계 3위권 자산운용사로, 가치투자철학에 기반한 운용전략으로 정평이 나있다.
다만 더캐피탈그룹의 이 같은 투자금 회수 움직임은 다음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라기 보단, 단순 차익실현에 따른 움직임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 카카오와 합병 발표 당시 7만원대 이던 다음 주가는 이후 급등세를 타며 지난달 말 18만3100원을 기록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캐피탈그룹의 다음 주식 매수세가 집중됐던 2012년초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다음 주가가 8만~10만원에서 형성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합병 발표 이후 주가 강세 가운데 단행된 이번 주식 매도는 차익실현의 일환으로 봐야한다는 얘기다. 기관들 사이에선 다음 주가가 현 수준에서 추가적인 큰폭 오름세로 이어지긴 쉽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얘기다.
사실 다음 주식 매도세는 더캐피탈그룹 만의 움직임은 아니다. 올 3월까지만 해도 다음 지분 12%를 보유 중이던 KB자산운용 역시 다음-카카오 합병 발표 이후 보유 중이던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상무는 "다음과 카카오 합병 이후에 대한 불확실성보단 최근 급등한 주가 흐름 때문에 기관들의 다음 매도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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