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기업 베이직하우스가 중국 법인의 지주회사인 TBH 글로벌의 지분 일부를 투자회사에 매각했다. 이에 대해 단기간은 주주가치가 희석될 순 있지만 재무구조를 개선해 현금 유출의 가능성을 낮췄다는 금융투자업계 평가가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베이직하우스는 홍콩 자회사인 TBH 글로벌의 지분 10%를 골드만삭스 계열 두 투자회사에 양도했다. 골드만삭스인베스트먼트 홀딩스와 코넥트인베스트먼트는 이번 계약으로 87만3682주를 넘겨받으며 거래금액은 약 453억원이다.
베이직하우스는 이번 매각이 투자 유치를 위해 진행됐다고 밝혔다. 자회사에 대한 지분이 75.25%로 줄긴 하지만 경영권과 손자회사인 중국법인에 대한 지배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자회사에 대한 지분이 10% 감소하면서 주주가치가 희석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홍콩법인에 대한 지배주주순이익이 내년 기준으로 약 5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당순이익(EPS)이 11.4%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단기적으론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회사의 재무구조가 개선된 데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분석했다.
매각이 성사되면서 골드만삭스와 코넥트 측은 국내 사모펀드가 갖고 있던 홍콩 법인 지분 10%도 함께 넘겨받는다. 이는 지난 2012년 베이직하우스가 사모펀드에 매각한 물량으로 홍콩 법인이 내년 3월까지 상장하지 못할 경우, 풋옵션(주식매도권리) 행사할 수 있고 연이율 8%를 보장받는다는 조건이 걸려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양수도를 통해 기존 국내 사모펀드에 걸려있던 풋옵션 조건이 소멸됐고 신규 조건에는 이자 관련사항이 없다"며 "홍콩법인의 상장 요구 시점이 42개월로 연장된 것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즉 내년 당장 상장을 추진해야하는 이유가 사라졌으며 풋옵션 행사시 지출해야했던 760억원대에 재무 부담도 해소됐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최근 베이직하우스의 주가가 3거래일 연속으로 약세를 보인 것은 자회사 지분 매각 이슈보다는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50.9%까지 감소할 것"이라며 "내수 부진과 원·위안 환율이 하락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또한 "주주가치 희석을 피할 수는 없지만 이를 만회할 실적 개선과 높아진 기업 가치를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최근 출점 확대가 매출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수익성이 부진해 향후 실적 개선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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