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는 미국 연방준비은행과 유럽중앙은행 정책이 맞붙었다. 미국은 정책 후퇴를 고려했고, 유럽은 확장 정책을 준비했다. 결과는 미국 측 판정승이었다. 미국이 더 느리게 후퇴할 것이라는 사실이 유럽의 유동성 확장보다 시장에 더 큰 위안을 줬다. 유럽이 돈을 푸는 정책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다. 규모도 826억유로(약 110조원)로 시장 기대보다 적었다. 시장의 실망을 그대로 내버려두면 경기 부양 효과는 작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10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럽이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예고는 이미 9월에 나왔다. ABS(자산유동화증권)와 커버드 본드 매입 정책이다. 미국이나 일본이 시행했던 것과 같은 양적 완화 수단이다. 화폐를 찍어서 채권을 사는 정책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매입 대상 채권이 다를 뿐이다. 유럽 은행들이 대출을 늘리면 은행 위험자산이 늘어난다. 민간 대출은 일정 비율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위험이 있다. 이런 대출을 모아서 채권 형태로 만들든지(ABS), 대출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인 커버드 본드를 중앙은행이 매입해주게 된다. 그 매입 규모를 충분히 늘린다면 앞서 발표했던 정책이 더 강화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다음달 2일에는 일본 금융정책결정회의도 예정돼 있다. 최근 엔ㆍ달러 환율이 110엔을 향해 상승하는 데는 이 회의에서 일본이 양적 완화 규모를 더 늘릴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돼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높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일본이 돈을 더 풀기는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종합해 보면 유럽 양적 완화 정책은 이미 확정됐고 그 규모도 더 늘어날 수 있지만, 일본 양적 완화 확대는 불확실하다. 달러 약세를 흔드는 힘이 일본이 아닌 유럽에 있다는 의미다. 유럽이 많은 돈을 풀면서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고 미국 달러가 강해지는 식이다. 이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엔화 약세와 관련해 원화도 마찬가지로 약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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