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중웅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이 "연임치 않겠다"고 밝히면서 KB 사외이사들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외 이사들이 대거 물갈이 되면 KB금융 지배구조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이사회 의장은 25일 "KB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태수습 후 연임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퇴하지 않으니깐 책임을 모른다고 하고, 당장 그만뒀다면'정말 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식의 외부 시선에 당황스러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KB금융 내분 사태와 관련한 거취문제에 대한 첫 의사 표명이다.
KB 사태가 수습되기 위해서는 공석인 금융지주 회장이 11월 선임되고 다시 국민은행장까지 선임돼야 한다. 빠르면 올 연말 늦어면내년 초께 경영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 이사회 의장의 돌발 발언으로 오늘 임기가 만료하는 오갑수 사외이사도 사퇴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오는 11월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는 박재환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를 포함해 국민은행 다른 사외이사들도 물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국민은행 사외이사는 김중웅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박재환 평가보상위원장, 오갑수 감사위원장, 강희복 리스크관리위원장, 송명섭 경영전략위원장, 조인호 리스크관리위언으로 총 6명이 있다.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이 순차적으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KB사태의 중심인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은행장이 모두 떠난 만큼 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외이사들도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일부 KB금융 사외이사진들이 새 회장 선출 후 사퇴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입장정리가 안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이사회는 이경재 이사회 의장, 김영진 감사위원장, 황건호 리스크관리위원장, 이종천 평가보상위원장, 조재호 평가보상위원, 고승의 감사위원, 김영과 경영전략위원장, 김명직 평가보상위원, 신성환 감사위원으로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2010년 신한사태 때 이사회가 자발적으로 나서 사퇴 입장표명과 함께 정상화한 것을 (KB 이사회에서는) 본받아야한다"며 "조직이 망가질대로 망가진 상황에서 이사진들이 자리보존에만 연연하면 근본적인 사태해결은 더욱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KB금융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차기 회장과 사외이사 연임 등의 결정을 오로지 '그들만의 리그'로 진행하는 것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에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KB금융 사태와 관련해 "사외이사 등 이사회의 책임 부분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 같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KB이사회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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