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합동지주가 핵심 자회사인 대성산업의 '빚잔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짙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자회사의 유증 물량까지 소화해야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성합동지주는 대성산업이 차입금 상환을 목적으로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대성산업은 486%인 부채 비율을 200%까지 줄이기 위해 신주 2000만주를 상장하기로 했다. 지분의 54.8%를 보유한 대성합동지주는 최대주주로서 이중 1093만주를 추가 매수할 계획이다. 금액으로는 1142억원 규모다.
대성산업으로서는 취약한 재무구조를 타개하기 위해 발행 주식의 43%를 늘리는 초강수를 놓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성합동지주로선 대규모 자금을 한번에 투입해야해 시장에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무리한 자회사 지원은 자칫 지주사의 재무 구조 악화란 부메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에 이번 유증을 놓고 '자회사 살리기'라는 호재보다는 악재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대성합동지주의 주가는 유증 발표 이후 1거래일만에 17.6%가 하락했고 대성산업도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해 4000원대였던 주가가 2000원대까지 주저앉았다. 대성합동지주의 실적 회복 속도가 더딘 가운데 1000억원대 자금을 지출해야해 부담스럽다는 투자심리가 반영된 것을 보인다.
실제로 대성합동지주의 지난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7%가 줄어든 5900억원을, 영업손실은 62억3200원을 기록했다.
부채도 늘어 회사는 영업이익보다 많은 금융이자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회사의 영업이익이자보상비율은 -40%로 100원의 영업이익을 얻었다면 이자로 140원을 내고 있다.
3개월 안에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도 지난 상반기 기준 342억2200만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 대비 80%가 감소했다.
다만 회사 측은 유증에 참여하는 부담은 없다며 대성산업에 대한 지원 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성합동지주 관계자는 "대성산업가스를 매각한 이후 23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며 "그 중 일부를 유증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한편, 대성산업 측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증 이외에도 부동산 등 자산을 매각할 계획이다. 이달 중 용인 기흥의 역세권 부지 매각을 시작으로 11월엔 신도림역에 위치한 백화점 디큐브시티도 매각 절차를 밟는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