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0월 16일(06:0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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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은행들의 활발한 해외 은행 인수가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찰스 달라라 파트너스그룹 미주총괄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중국 은행들이 공산당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중국은행의 해외 은행 인수가 향후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달라라 회장은 향후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중국이 수출중심에서 내수활성화로 경제정책을 전환했지만, 구조적 문제로 내수만으로는 연 7~8% 경제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국영은행을 통해 대출을 확대하면서 자산부실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점도 악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의 도시화 정책과 관련해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내수시장을 키우기 위한 일환으로 도시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기회가 크다"고 내다봤다.
달라라 회장은 일본의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도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아베 총리가 일본 경제에 구조적 개혁을 더 진행해야 아베노믹스를 완성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4월에 단행된 소비세 인상 타이밍도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달라라 회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이사와 1980년대 조지 W 부시 행정부 재무부 차관보를 역임하고 20년간 국제금융협회(IIF) 소장을 맡았던 금융계 거물이다. 2012년 그리스에서 열린 유럽 국채교환협상 때엔 민간채권단 대표로 참여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이 크다.
달라라 회장은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최대 관심사인 미국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달라라 회장은 "미국만 놓고 보면 노동시장과 주택시장이 개선되고 있지만, 시야를 넓혀보면 중국과 일본의 성장속도가 더디고 러시아는 상황이 심각하다"며 "글로벌한 관점에서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늦출 수 있고,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언제일지 확실치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 같은 글로벌 경제상황 가운데 한국의 연기금, 국부펀드,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의 자산배분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조언했다. 달라라 회장은 "한국 기관투자가들의 자산 중 채권 비중이 높은데 (금리 인상기를 앞둔 현 시점에서) 채권투자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사모시장(private market)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식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달라라 회장이 속한 스위스계 사모펀드(PEF) 회사 파트너스그룹은 운용자금이 500억달러에 달하며 한국에 약 1억달러를 투자했다. 글로벌 대형 연기금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어 기관투자가들의 동향에 밝다.
달라라 회장은 한국 투자자들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한국 기관투자가들의 전문성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뛰어나다"며 "위험관리능력도 과거 10년 간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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