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09년 양적완화(QE)를 단행한 이후 한국 상장주식을 사는 데 투자한 금액이 3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투자한 자금 중 절반이 넘는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국이 양적완화를 시작한 2009년 3월 이후 올해 9월까지 미국 자금은 국내 주식을 35조8340억원 순매수했다. 미국의 국내 주식 순매수 규모는 2009년 3월부터 그해 말까지 9개월 동안에만 8조290억원에 달했고 2010년 14조9130억원, 2011년 5조1630억원, 2012년 1조170억원, 지난해 2조7140억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도 미국 자금의 국내 주식 순매수 기조는 이어졌다. 7월 1조4351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데 이어 8월과 9월 연속 7000억원 이상 순매수하는 등 지난 9월까지 순매수 규모만 4조원에 육박(3조9980억원)했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이 사들인 국내 주식이 69조7260억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미국 자금 비중이 51.4%로 절반이 넘는다.
미국 다음으로 많은 자금을 투입한 곳은 중국으로, 모두 9조10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아일랜드(4조5820억원), 룩셈부르크(4조5560억원), 일본(2조5260억원) 등 순이었다. 반면 영국은 국내 주식을 12조1490억원 순매도했고, 독일은 1조4550억원 순매도했다.
최근에는 미국 양적완화 종료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막대한 자금 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은 9월 중순부터 지난달 말까지 한국 증시에서 3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이 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마저 앞당기면 자금 유출 속
다만 그와 같은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서명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하락 구간에서도 하드웨어, 은행, 전력,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해서는 순매수를 나타내는 등 수급적으로 보면 대형주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는 진정되고 있다” 고 말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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