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준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 추세로 전환되기 보다는 디플레이션을 수준을 줄여나가는 과정에 있다"며 "내년에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내년 전망 세계 성장률이 3.8%에 불과, 지난 2005~2007년 평균인 5.4%를 밑돌면서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글로벌 교역 증가율도 리먼사태 이전 수준인 8.3%를 훨씬 밑도는 5%에 머무르면서 경제 성장을 이끌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안 연구원은 국가별로는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7%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간 농촌의 값싼 노동력이 도시로 유입되면서 경제가 고도성장했지만 이제 '루이스 전환점'을 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투자와 성장이 둔화되면서 원자재, 자본재를 취급하는 한국 수출도 확대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에 대해선 투자와 소비가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본재 주문이 늘어나고 있고 임금 인상을 계획 중인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전반에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연 2.5%의 수준 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안 연구원은 이어 "유럽과 일본도 각각 양적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디플레이션 탈피를 가속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안 연구원은 한국 경제에 대해선 "올해 8월과 10월 금리인하가 유동성 확대로 연결되는 가운데 올해 말 재정정책이 통과하면서 내년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며 "
아울러 "경상수지 흑자 속에서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라 원화를 약세로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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