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내 처음 공급되는 아파트는 해당 지역에서의 ‘첫 단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좀더 심혈을 기울여 짓는다. 지역 내 첫 아파트는 이후 분양될 후속 아파트에 비해 저렴하게 공급되기도 하고, 해당 지역의 후속 분양까지 성공하면 첫 아파트 프리미엄이 형성되어 시세차익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으로 신도시의 시범단지에 지어진 아파트들이 이와 같은 경우에 속한다. 1기 신도시인 분당 서현동 시범단지의 삼성아파트는 올해로 입주 24년차인 오래된 아파트임에도 2000년대 전후 지어진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와 비슷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2007년에 입주한 동탄1신도시의 시범단지 아파트 전용면적 84㎡ 시세가 현재 약 3억6000만~3억9000만원 선에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최근 청약을 마친 새 아파트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4.0의 같은 면적 분양가와 비슷하거나 더욱 높은 수준이다.
연내 지역내 첫 아파트 공급 소식이 많다. 이달 경기 평택시 용죽 도시개발사업지구에서는 대우건설이 ‘평택 비전 푸르지오’가 처음으로 공급된다. 평택은 삼성과 LG가 모두 들어서기로 하면서 ‘제2의 동탄’으로 불리며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시장이다.
이어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대우건설은 향후 A2-1, A4-1블록에도 푸르지오를 추가적으로 분양할 예정에 있다.
최근 광명역세권에서는 ‘광명역 푸르지오’가 처음으로 선보여 평균 3.74대 1, 최고 24.9대 1의 성적으로 1순위 전타입 청약 마감을 기록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어 일주일 후 청약이 진행된 ‘광명역 파크자이’ 역시 1순위에서 마감했고, 이달 중 ‘광명역 호반베르디움’도 분양을 앞두고 있다.
역시 도시개발사업이 한창 진행 중으로 총 5100가구 공급이 예정되어 있는 경기 용인시 기흥역세권에서도 지난 9월 첫 공급이 이뤄졌다. 기흥역세권의 첫 아파트 단지인 롯데건설의 ‘기흥역 롯데캐슬 레이시티’는 지난 9월 전국에서 분양한 민영 아파트 24개 단지 중 순위 내 청약 마감에 성공한 유일한 수도권 아파트 단지다.
서울 마곡지구에서는 SH공사의 지난해 1차 공급 이후 첫 아파트로 현대엔지니어링의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 마스터’가 준비 중이다. 마곡지구에서는 처음으로 민간 분양되는 아파트 단지다. 내년에는 SH공사의 2차 공공분양이 이뤄질 예정이고, 1500여 가구 규모의 A9블록이 민간에 매각될 예정이어서 두 번째 민간 분양이 예상된다.
한편 부산에서도 첫 공급 단지에 수요자가 쏠렸다. 부산 금정구 장전3구역의 ‘래미안 장전’이 최고 201대 1, 평균 146.2대 1의 성적으로 위례신도시의 ‘위례 자이’ 139대 1을 넘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의 한 분양 관계자는 “향후 인근 지역에 분양할 온천2 래미안, 거제2 래미안과 함께 ‘래미안 애비뉴’를 형성해 지역 가치를 높이는 데에 일조할 것”이라며 “래미안 장전의 성공 덕분에 부산 지역의 후속 분양 물량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높아졌다”고 밝혔다.
부동산 전문업체 유엔알 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돌면서 11~12월에 계획했던 물량을 9~10월에 당겨 분양한 회사가 많아 정작 11~12월 신규 분양 물량이 많이 줄어 일부 단지에서는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유망 지역의 첫 아파트로서 상징성과 프리미엄을 가진 아파트 단지가 많이 공급돼 연내 청약을 준비 중인 소비자에게는 남은 2달이 최적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 enero20@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