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매일경제신문이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공모 발행된 종목형 ELS 발행잔액은 3조3995억원이고, 이 중 녹인된 ELS 발행잔액은 전체 발행잔액의 32.49%인 1조1045억원이었다.
원금 보장형 상품이 아닌 경우 녹인이 발생하면 만기까지 주가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원금 손실을 입게 된다. 녹인 기준은 대부분 최초 가입시점 주가의 50~55% 수준인데 이런 주가 수준이 만기까지 이어질 경우 원금의 절반 가까이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녹인 기준보다도 기초자산의 주가가 더 내려간다면 피해는 더욱 커진다. 물론 녹인됐더라도 만기 때 주가가 가입 시점 주가까지 회복되면 수익이 발생한다. 일부 ELS는 가입 시점 주가의 85% 수준까지만 도달해도 수익이 나도록 설계돼 있다. 다만 한 번 녹인 되면 원금 수준까지 주가가 회복되는 경우는 경험상 드물다는 게 증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증권사 중에서는 하이투자증권의 녹인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하이투자증권의 ELS 발행잔액은 236억원이었지만 녹인된 ELS 발행잔액은 184억원으로 녹인된 ELS 비율이 78%를 넘었다.
하이투자증권이 발행한 ELS에 유독 녹인이 많은 것은 모회사인 현대중공업그룹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많이 발행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이 공모로 발행한 종목형 ELS 27개 중 현대중공업 또는 현대미포조선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총 21개다. 전체 종목형 ELS 중 77%가량을 모회사 관련 ELS로 발행한 것이다. 하이투자증권 측은 “우리 고객 중에 현대중공업 또는 현대미포조선 직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자신들이 다니는 회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구성해 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이를 반영하다보니 현대중공업 또는 현대미포조선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비율이 다른 증권사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과 IBK투자증권이 발행한 ELS에 투자한 자금 중 녹인이 발생한 자금 비율도 50%에 육박했다.
반면 종목형 ELS 발행잔액이 7597억원에 달해 증권사들 중 가장 많았던 삼성증권의 녹인 비율은 13.53%에 불과해 종목형 ELS를 발행했던 22개 증권사 중 가장 낮았다. 특정 그룹 계열사에 기초자산이 집중되지 않고 비교적 다양한 기초자산으로 ELS 상품을 만들어 발행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KB투자증권과 HMC투자증권도 녹인 비율이 19%대로 다른 증권사에 비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미 투자한 종목형 ELS 상품이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면 앞으로의 주가 전망에 따라 환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주가가 만기까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만기까지 보유하는 것이 원금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한편 30%가 넘는 종목형 ELS에서 녹인이 발생함에
[노현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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